지난 23일 저녁 10시 30분. KBS1에서 방송한 '토론2.0 한국인의 목소리'프로에 출연한 본 기자는 아쉬움이 많았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그러나 본 기자가 먼저 이렇게 제 스스로 고졸임을 방송을 통해 밝힘으로써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한 이제까지 대졸인 줄 알았는데... 고졸 주제에 기자라고 돌아다닌다는 꼴이 우습다고 여기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숨길수만은 없는 법. 차라리 더욱 떳떳한 자가 되기 위해 밝히므로써 자유로워지고 싶기 때문이다.

▲ 방송 하기 전에 리허설을 하고 있는 모습(앉아있는 패널 중 아래 왼쪽 끝이 본 기자)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학력위조문제'를 다루는 기존의 토론회 틀에서 벗어나 패널들과 일반시민들이 함께 토론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지만 첫 방송이라는 부담감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생방송으로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정작 필요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먼저 방송하기까지의 스토리를 밝힌다면, 23일 저녁 8시에 KBS 본관에서 집결하기로 한 상태에서 20분이 지나서야 스튜디오로 들어갈 수 있었다.

▲ 발언하기 위해 발언대 위로 올라가 있는 본 기자

대기실에서 메이크업 등을 하고나니 벌써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고 이후 처음으로 접한 대본을 본 순간 처음에 생각했던 것하고 달라 매우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9시가 조금 지나서 대본 리딩에 들어갔지만 각자의 소견을 밝히는 내용을 2분내로 하도록 제한이 되어 있었지만 대부분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그렇지만 수정을 완전히 하기도 전에 방송 1시간 전이 되었고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가진다는 연락을 받고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 발언하고 있는 본 기자. 그러나 할말을 제대로 못해 아쉽다.

각 패널들의 자리 배치를 하고 난 후 기다리던 중 MC 서경석 씨와 가 데프콘 씨, 고승덕 변호사 등이 입장했으나 가수 김사랑 씨가 늦게 합류해 방송 30분전이 되어서야 리허설을 할 수가 있었다.

방송 10분전. 리허설다운 리허설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본 기자는 '아무래도 시간을 넘길 것 같고 토론은 제대로 못할 것 같다'라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정시가 되었지만 앞 프로인 드라마가 5분정도 늦게 끝났고 이윽고 10시 35분이 되자 '큐'사인이 내려진 가운데 첫 방송을 시작했다.

오프닝 멘트부터 서경석 씨의 무난한 출발. 그러나 첫 발언자로 나선 발언자가 2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을 어기고 약 4분여동안 발언하자 조연출과 작가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 방송 끝난 후 고승덕 변호사와 함께

두번째 발언자도 역시 시간을 넘겼고 이윽고 시간이 흐르면서 발언들이 길어지고 대화들도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흘려버리고 말았다.

본 기자의 발언은 6번째. 생각보다 VCR마저 길어져 정작 필요한 토론은 이미 물건너가고 있었다.

거의 끝나갈 쯤 다행인지 본 기자에게 발언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방송을 끝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 관계로 짧게 해야하는 부담감이 오면서 정작 필요한 말은 제대로 못하고 내려와야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간 중간에 질문을 하거나 내 주장을 펼칠 걸'이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자칫 또 길어지면 본 기자에게 주어진 발언조차 못하고 끝낼 것 같아 참고 있었던 것을 후회하던 순간이었다.

물론 발언자는 총 10명. 그러나 7번째 발언자는 도중에 끊어야 했고 나머지 발언자들은 시간상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것에 비하면 그래도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본 기자의 발언 이후 중요한 토론회 시간이 있었다. 이것을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첫 방송을 마감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솔직히 본 기자도 방송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지금부터 방송에서 못다했던 내용을 이 지면을 통해 말을 해보고자 한다.

학력위조.

저도 고졸이지만 절대로 해서도 생각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대졸과 고졸은 엄연히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대졸은 대졸대로, 고졸은 고졸대로, 중졸은 중졸대로 각자의 학력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

그래서 사회생활하는 동안 중요한 것은 학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매우 중요하다. 학벌로 사람을 차별하기 때문이고 그것을 통해 그 사람의 능력과 인성 등 모든 것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졸이 대졸인 것처럼 학력위조는 문제가 있다. 왜 고졸임을 밝히지 못하는가?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할 것 같다는 생각? 대학을 못나온 자신에 대한 콤플렉스? 물론 기업체같은 경우 이력서 중에 최종학력이 고졸이면 거의 보지않고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단지 서류(이력서) 한 장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아주 쉽고 편리한 방법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졸자들을 인정해줘야 한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어찌됐던 고졸보다 더 높은 지식을 가지게 하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능력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것마저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고졸. 왜 대학을 못갔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선입견을 가진다. 공부를 안했으니깐...

과연 그럴까? 물론 공부를 안해서 혹은 못해서 못갔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포기하고 직업전선에 뛰어든 수많은 고졸자들이 많다. 이들 중에 뛰어난 능력과 뛰어난 지혜를 가진자가 많다.

또한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도 있어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다양한 이유로 고졸이라는 최종학력을 지녔음에도 우리는 무조건 대학을 못간자. 즉, 공부를 못하거나 안해서 못간자라는 아주 못된 버릇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 고졸자들을 힘들게 하고 위조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그냥 당당히 밝혀라. 뭐가 부끄러운가? 당신의 인생에서 더 높은 학력을 소지하기 위해 이땅을 살아가고 태어난 것인가?

하늘이 준 각 개인마다 능력이 무궁무진하게 많다. 그러한 능력을 개발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증명하면 된다.

학력위조는 자신을 개발하고 노력을 하기보다는 위조를 통해 쉽고 편하게 살려고 하는데에서 나왔다고 감히 생각하고 싶다.

고졸이라고 해서 기회를 안준다면 피나는 노력으로 증명하면 언젠가는 인정하고 당신을 쓸 기회가 올 것이다.

쉽지 않다고? 아무리 노력해서 능력이 뛰어남을 증명해도 안된다고? 그건 당신 스스로 자신을 고졸이니깐 안될꺼야라는 자기 최면을 걸었기 때문이다.

조금 늦더라도 계속 보여주면 된다. 힘들더라도 계속 당당하게 보여주면 된다. 그래야 훗날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고 떳떳하지 않을까?

빠른 시간내에 성공하기 위해 학력위조를 통해 흔히 잘나가는 사람이 되었다고 보자. 그러나 자신의 마음 한 쪽 구석에 있는 양심때문에 가면 갈수록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위축되어 가게 될 것이고 결국 파멸로 나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당당해져라. 고졸임을 밝혀라. 중졸임을 밝혀라. 당신을 무시하거나 욕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건 당신 스스로 콤플렉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