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함라면 신목리 '아홉마디 풀향기마을'에 25명의 익산시민 주부들이 농촌체험을 위해 찾아 나선 것.

농촌체험을 지원하고 있는 익산시 농업기술연구센터 조미란 씨가 인솔했고 농촌체험 추진위원장인 장운선 씨가 손님들을 맞이했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체험관에 모여 마을에 대한 소개를 들은 뒤, 밤줍기를 해야했지만 아침부터 내린비로 산이 젖어있어 오후로 바꾸고 송편만들기로 대신했다.

▲ 송편을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명절마다 송편을 만들어오는 주부들이기에 아주 쉽게 만드는 가운데 마을주민인 채영자 씨는 조개송편을 만드는 시범을 보여줘 주부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채영자 씨는 전라도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를 통해 "제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조개송편 밖에 없는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말한 뒤, "잘만들지는 못하지만 흉내 정도만 냈다"며 겸손해 했다.

▲ 후덕한 미소로 길 안내를 하고 있는 장운선 추진위원장

이어 차려진 밥상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로 만든 밥과 김치의 맛은 또한 일품이었다.

점심을 마친 주부들은 뭐가 그리 급한지 쉬지않고 바로 산으로 올라 밤을 줍기 시작했다.

떡 벌어진 밤송이 사이로 수줍게 나온 밤들은 나올 생각은 안하고 주부들을 멀뚱멀뚱 쳐다보는 듯 애태웠고 급기야 긴 막대를 이용해 밤송이를 떨어뜨려 밤을 줍기도 했다.

어떤 한 주부는 "생각보다 밤이 없어 별로 못건질 것 같다"며 "가족들에게 창피하니깐 시장에 가서 한바구니 사가지고 가야겠다"고 말하자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봉지에 한가득 담은 이윤덕(익산시 평화동)씨는 "하늘만큼 땅만큼 (기분이 좋다)"고 말했고 김혜란(익산시 남중동)씨는 "농촌체험와 와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산에서 밤도 줍고 하니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주운 밤을 보여주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윤덕 씨

그러면서 한 주부는 옆에서 "집에 있는 주부들도 남들이 차려준 밥을 먹고 싶고 이렇게 자유를 누리고 싶다"며 "그래야 더 많은 것을 배워 가족들에게 더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주기위해 연구하게 된다"고 말해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산에서 내려온 주부들은 조그만한 저수지 옆에 있는 고구마 밭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호미를 하나씩 들고 정신없이 고구마를 캐다보니 어느새 한가득 봉지에 담았고 얼굴에는 가족들에게 맛있는 고구마를 줄 생각에 표정들이 훨씬 더 밝아졌다.

오춘자(익산시 웅포면)씨는 "어렸을 때 시골에 살아서 많이 캐봤다"며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이렇게 캐보니깐 기분이 참 좋다"라고 말했다.

▲ 순식간에 캐올린 고구마들

이렇게 고구마를 다 캐고 난 후 체험관에 들어가니 오전에 만들었던 송편이 주민들이 쪄서 내주었고 자신들이 만든 송편을 먹으며 하루의 체험을 마쳤다.

한편 이곳 함라면 농촌마을체험은 익산시 농업기술연구센터에서 2억원을 지원해 체험관 등을 지어줬고 도시민들과 농촌주민들간에 벽을 허물어주고 쉼을 제공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특히, '아홉마디 풀향기'라는 독특한 이름의 뜻에는 이 마을의 삼면을 감싸안고 도는 산 능선이 마치 용이 승천하기 위해 집을 짓고 있는 형상과 같다하여 소룡마을이라 불리웠고 또한 구절초가 많이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라고 한다.

이외에도 이곳에서는 꽃누리 체험(구절초 체험-구절초차 마시기, 구절초 비누 및 베개 만들기 등)을 비롯 친환경농사 체험, 음식 체험 등을 제공한다.

홈페이지 http://pulhyang.go2vil.org로 접속하면 자세하게 알 수 있다.

구절초란? 예로부터 가을에 구절초의 풀 전체를 꽃이 달린 채로 말린 후 복용하면 부인병에 보온용으로 탁월한 효과가 있다하여 약 이름으로 '선모초'라고도 불리워지고 있다.(약용식물사전)

또한 우리 조상들은 9월 9일에 이 풀을 채취하여 엮어서 매달아 두고 여인의 손발이 차거나 산후 냉기가 있을 때에 달여 마시는 상비약으로 써 왔다고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