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국회의원(익산출신 전국구)은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30일 한국철도공사가 공고한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와 관련하여 대형건설사들이 입찰담합한 의혹이 있으며 사실상 철도공사가 건설사 담합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철도공사가 대형건설사들의 입찰 담합을 조장하고 사실상의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증거로 철도공사의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의 공모지침서와 사업추진일정을 제시했다.

지난달 17일과 20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국책사업위원회도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의 공모지침서가 사업자간 경쟁을 제한시켜 담합을 초래하는 조항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공정위에 시정을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삼성-GS컨소시엄, 상위 10개사 중 7개사 참여

철도공사는 공모지침서에서 건설회사가 도급순위 상위 5개사 중 2개사 이하로 제한하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입찰에 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6~10위까지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사실상 상위 10개사 중 7개사의 매머드급 컨소시엄의 구성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실제로 삼성-GS컨소시엄은 현대산업개발․포스코․롯데․SK․금호 등 상위 6~10위 건설사를 싹쓸이해갔다. 그나마도 초기 공고(2006.12)에서는 상위 3개사 이하로 제한하여 대우건설도 포함되었으나 재공고(2007.8)에서 제외되었다(대우건설은 2006년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되었다).

현대와 대림만 삼성-GS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 또는 참여를 모색하였으나 현재는 사실상 입찰을 포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7개사의 삼성-GS 매머드급 컨소시엄은 금융권의 싹쓸이 현상과 맞물려 사실상 경쟁 가능한 컨소시엄의 구성을 원천 봉쇄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20조원 프로젝트, 하루 만에 사업자 선정(?)

철도공사는 공모지침서를 지난 8월에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모기간도 90일에서 60일로 단축하였다. 통상적으로 대형사업의 경우 공모기간을 90일로 하는데, 철도공사는 60일로 단축하여 사실상 국제입찰을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두바이의 팜아일랜드 시행사로 유명한 나킬과 금융회사인 맥쿼리가 공모기간의 연장을 요구하며 사업 참여를 희망하였으나 결국 입찰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삼성-GS컨소시엄의 단독입찰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또한 철도공사는 공모마감에서 사업자선정까지 기간도 30일에서 15일로 단축하였다. 그나마도 사업설명회에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공모마감일(10월 31일) 이틀 뒤인 11월 2일에 발표하기로 알려져 사실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기간이 하루에 불과하게 된다.

사업자 선정 후, 공정위 건설사 담합 반드시 조사해야

김의원은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공모지침서의 불공정 조항들과 상식에 어긋난 사업추진 일정들을 보았을 때 철도공사와 대형건설사들이 담합을 공모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 이후에라도 건설사들에 대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건설사 담합의 경우 내부고발이 많은 편이어서 철저히 조사만 이루어진다면 적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