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에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소관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김재홍 의원(익산출신 전국구)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002년 2월 3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하기 직전에, 자신의 선거에 악재가 될 소지가 있는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 금감원의 조사를 무마시키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이 사건 조사를 10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착수한 점, 그것도 김경준이 미국으로 출국한 지 이미 3개월이 지난 점, 검찰 수사 바로 며칠 전에야 금감원이 조사를 착수한 점 등을 볼 때, 금감원이 일부러 이 사건을 봐주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지금의 절차와는 달리, 당시에는 부원장 전결만으로도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의사결정이 가능하였다는 점은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고 금감원을 추궁했다.

금감원, 사건 통보받고 10개월이 지나서야 조사 착수

김 의원이 금감원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옵셔널벤처스 직원에 대한 조사는 2002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이루어졌다. 이는 금감원이 증권업협회로부터 통보받은 2001년 5월 15일로부터 10개월이 지나서야 사실상 조사를 착수한 것이다.

2002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10일 만에 끝나고, 2002년 4월 15일 금감원이 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찰에 통보하기까지 한 달 밖에 걸리지 않는 등 사실상 신속히 조사를 마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금감원은 10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김경준이 미국으로 출국하고도 3개월이 흘러서야...

2001년 5월 15일 증권업협회로부터 옵셔널벤처스 시세조종혐의를 통보받은 금감원은 2001년 8월에 조사를 착수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조사를 시작한 것은 2002년 3월 9일로 김경준이 미국으로 도피한 2001년 12월 20일로부터도 무려 3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이는 김경준을 조사하려 하였으나 미국으로 출국하는 바람에 조사할 수가 없었다는 그동안의 금감원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검찰 수사 바로 며칠 전에야 금감원 조사 착수

금감원은 2001년 5월 15일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을 통보받고도 10개월을 아무런 조사도 않고 있다가, 소액투자자들이 고발하자 검찰이 2002년 3월 14일 이 사건에 대해 수사를 착수하기 며칠 전에야 조사를 시작했다.

2002년 3월 14일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착수하게 된 이유는 옵셔널벤처스의 소액주주 27명이 주가조작 사건으로 투자금을 날리게 되었다면서 김경준을 검찰에 고소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김경준이 이미 미국으로 도망친 이후여서, 사건의 핵심인 김경준이 아닌 옵셔널벤처스의 직원들만을 조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주가조작이 김경준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직원들의 진술만을 기초로 거짓결론을 내렸다.

한나라당, 국가기관 제발 믿어달라(?)고...언제부터?!!

한나라당은 그동안 “이미 금감원과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그 결과 혐의없음이 밝혀졌는데도,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미 끝난 사건을 끄집어내서 유력 후보 흠집내기를 하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감 내내 “제발 국가기관(금감원과 검찰)을 믿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느 국가 사정기관도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물론 김경준을 기초 조사조차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의혹 해소위해 국정조사 실시해야...

김 의원은 “지난 25~26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는 물론이고 김경준에 대해 금감원이 조사하지 않았음이 밝혀진 만큼, 한나라당의 이 후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면죄부주기는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 대해서 금감원 내부의 조사 무마는 없었는지,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보이지 않는 손이 혹시 작동한 건 아닌지 밝히기 위해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김경준에 대해 백지상태에서부터 다시 조사해야...

아울러 김 의원은 “금감원이 이 사건의 핵심인 김경준과 이 후보에 대해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이 사건 조사를 백지상태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김경준이 귀국하게 되면 금감원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붙 임>

● BBK주가조작 진행일지

- 1999. 4. 27 BBK캐피탈 파트너스 리미티드 설립(자본금 5,000만원)

- 1999. 6. 18 MAF 설립: BBK운용 역외펀드

- 1999. 10 이명박, 미국에서 귀국

- 1999. 10. 9 BBK캐피탈 파트너스 리미티드⇒BBK투자자문(상호변경)

- 1999. 10. 13 BBK 금감원 등록신청(자본금 30억 5,000만원)-(정관제출)

- 2000. 2. 18 LKe 설립(정관제정)

- 2000. 2 삼성생명, BBK에 100억원 투자

- 2000. 4. 27 DAS, BBK 투자(1차 : 15억원)

- 2000. 5. 11 MAF 리미티드 설립 : 뉴비전벤처캐피탈(옵셔널벤처스 전신) 인수 목적

- 2000. 5. 15 BBK 정관변경 신청(MB의 의결권 보장)

- 2000. 5. 22 DAS, BBK 투자(2차 : 24억원)

- 2000. 5. 25 BBK, 이캐피탈 지분(30억원) 주식 취득

- 2000. 6. 8 DAS, BBK 투자(3차 : 11억원)

- 2000. 6. 14 eBK 예비설립허가 신청(자본금 100억원)-(정관제출)

- 2000. 6. 15 김경준, LKe에 30억원(BBK자금) 투자

- 2000. 6. 28 하나은행, LKe에 5억원 투자

- 2000. 8 김경준 LKe에 MAF 투자제안 및 LKe 이사회 승인

- 2000. 8. 31 LKe, MAF CB(전환사채) 38억원 매입

- 2000. 10 심텍, BBK에 50억원 투자

- 2000. 10. 10 DAS, BBK 투자(4차 : 50억원)

- 2000. 10. 13 eBK 예비허가 취득

- 2000. 12. 8 김경준, 뉴비전벤처캐피탈 주식 29만520주 매수

- 2000. 12. 27 뉴비전벤처캐피탈 주가조작 시작(당시 2,350원)

- 2000. 12. 28 DAS, BBK 투자(5차 : 80억원)

- 2000. 12. 31 DAS, BBK 투자(6차 : 10억원)

- 2001. 1. 11 MAF 리미티드, 뉴비전벤처캐피탈 주식 15.29% 매입

- 2001. 1. 17 옵셔널벤처스인코퍼레이션, 뉴비전벤처캐피탈 주식 6.25% 매입

- 2001. 1. 30 뉴비전벤처캐피탈 최대주주 변경(MAF리미티드, 옵셔널벤처스인코퍼레이션)

- 2001. 2. 2 eBK 설립등기(자본금 5,000만원)

- 2001. 2. 8 삼성생명, BBK 운용보고서 문제점 발견

- 2001. 2. 27 LKe, MAF CB(전환사채) 13억원 매입

- 2001. 3. 2 금감원, BBK 검사·eBK 본허가 준비 중단 요구

- 2001. 3. 23 LKe, MAF 주식 $2,448,400 매입

- 2001. 4. 2 BBK 이사회, 투자자문업 폐지 결정(김경준·홍종국)

- 2001. 4. 3 eBK 허가신청 철회

- 2001. 4. 6 BBK, 금감원에 폐지신고서 제출

- 2001. 4. 18 이명박·김경준 대표이사 사임(김경준과 결별 선언)

- 2001. 4. 27 뉴비전벤처캐피탈, 김경준 대표이사 선임(옵셔널벤처스로 사명 변경)

- 2001. 4. 27 금감원, BBK 대표이사 해임권고 및 투자자문업 취소

- 2001. 5.~9. 옵셔널벤처스, MAF에 제3자 배정방식 5차례 387억원 유상증자 실시

- 2001. 5. 15 증권업협회, 옵셔널벤처스 시세조종혐의 금감원 통보

- 2001. 10. 11 심텍, 이명박 소유 부동산 가압류 신청

- 2001. 10. 22 서울지법, 이명박 부동산 가압류(심텍)

- 2001. 10. 31 심텍, 이명박·김경준 검찰 고소

- 2001. 11. 2 이명박, 김경준에 친필서신(가압류 해결 요청)

- 2001. 12. 7 검찰, 김경준 긴급체포(심텍 고소건 담당검사 : 김인원)

- 2001. 12. 11 김경준, 심텍에 11억3702만원 지급

- 2001. 12. 20 김경준, 미국 출국

- 2002. 1. ? 심텍, 이명박·김경준 고소 취하

- 2002. 2. 3 이명박, 서울시장 출마 선언

- 2002. 3. 14 검찰, 옵셔널벤처스 수사 착수(소액주주 27명 검찰에 김경준 고소)

- 2002. 4. 15 금감원, 옵셔널벤처스 시세조종 혐의 검찰 통보

- 2002. 5. 6 하나은행, 이명박 부동산에 5억원 근저당권 설정

- 2002. 5. 14 하나은행, 이명박 고소 취하(김경준 고소 유지)

- 2002. 6. 13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

- 2003. 1 DAS, 김경준 검찰에 고발

- 2004. 1. 14 김인원, 범죄인도요청서 작성

- 2004. 1. 17 법무부, 미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

- 2007. 8. 20 미법원, DAS의 140억원 반환소송 기각

- 2007. 10. 8 김경준, 인신보호청원 항소 포기

- 2007. 10. 31 미국무부, 김경준 송환 승인, 2주 내 귀국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