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관전기, 한국과는 반대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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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관전기, 한국과는 반대로 가다

익산시민뉴스 | -

승인 2008.01.05 01:49:03

글쓴이 다음블로거 주소 ; http://blog.daum.net/bskim0814

우리나라 대선이 끝난 지금, 미국은 드디어 2008년 대선의 서막이 올랐다. 오늘 미국 현지시간 1월 3일 아이오와(Iowa)주의 작은 도시 디모인(Des Moines)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caucus) 이 공식적으로 시작 되었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오늘의 아이오와주 경선 결과를 두고 속보와 앞으로의 전망들을 쏟아 내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두 번의 큰 지진이 났다." ABC 뉴스에서 한 정치 평론가가 내 놓은 평가다. 사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는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과반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로 대세론울 구가하고 있었다. 공화당 역시 맥케인 상원의원과 쥴리아니 뉴욕시장이 박빙의 1위를 다투며 우세론을 앞세운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자, 그렇다면, 오늘의 아이오와 경선 결과는?

<민주당>

1위: 배럭 오바마 (Barack Obama) - 일리노이 상원의원: 38 %

2위: 존 에드워즈 (John Edwards) - 노스케롤라이나 상원의원: 30 %

3위: 힐러리 클린턴 (Hillary Clinton) - 뉴욕 상원의원: 29 %

<공화당>

1위: 마이크 허커비 (Mike Huckabee) - 아칸소 주지사: 34 %

2위: 미트 롬니 (Mitt Romney) - 메사츄세츠 주지사: 25 %

3위: 프레드 톰슨 (Fred Thomson) - 전 상원의원, 영화배우: 13 %

4위: 존 맥케인 (John McCain) - 상원의원: 13 %

가히 '지진' 났다고 평가 할 만 하다. 물론, 아이오와 경선 (Iowa Caucus) 은 미국 전역을 돌면서 치루어 질 각 주별 경선의 시작에 불과하다.

더구나, 바로 다음 경선지 (미국 현지시간 오는 1월 8일)인 뉴햄프셔에서는 오늘 1위를 한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겨우 5 % 지지율을 얻고 있고, 맥케인 후보가 30 %를 넘는 지지를 얻고 있다. 민주당 역시 전국 지지율에서 여전히 클린턴이 10 % 이상의 큰 차이로 오바마를 누르고 1위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만큼, 오늘의 결과로 앞으로 계속 될 8개월에 가까운 경선의 결과를 미리 속단하는 것은 이르다.

그러나, 분명한 하나의 사실이 있다.

일단, 클린턴의 대세론, 맥케인과 쥴리아니의 우세론이 주춤하고, 오바마와 허커비의 급부상으로 앞으로의 전망이 매우 불투명해 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이오와 경선이 첫 경선이니 만큼, 그 동안 오바마에 대해 지지 표명을 유보하고 있던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몰릴 수 있다. 특히, 미국의 흑인 사회에서는 '미국에서의 첫 번째 흑인 대통령' 을 만들기 위해서는 백인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잘 알았고, 미국 대통령은 WASP (백인, 앵글로색슨계 혈통, 개신교) 이어야 한다는 오랜 불문율적 관습이 있어 왔기에 선뜻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서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결과로 백인들도 지지한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는 흑인 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힐러리로써는 무척 힘드는 싸움이 될 수 있다. 아칸소에서 전임자의 잔여 임기 2년을 포함 10년가까이를 주지사로 재임한 허커비 역시 미국 워싱턴의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사실상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언론은 그의 유연한 태도와 유머감각, 탁월한 화술 등을 들어 제2의 레이건 이라고까지 칭한다. 그런 그가 오늘의 승리로 언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고 있는 만큼, 지지세의 상승세가 꺾이기 힘든 상태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의미는 경선을 위한 기부금이다.

일단 첫 번째 주에서 경선에서 승리를 하면, 곧 기부금의 모금이 훨씬 용이해 진다. 자금력은 일단 홍보와 경선 캠프 운영에 필수적이니 만큼, 아이오와 1위의 추동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선을 바라보며 우리의 대선을 되짚어 보았다.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우리의 정치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 가야 하는가? 과연 '경제'를 최우선의 화두로 정책을 보지도 않고 대세론을 따라간 우리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가? 과연 이명박 당선자의 의심스러운 과거 행적들은 눈감아도 될 내용들이었나? 그런 생각들이 참으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한국 언론은 미국 경선의 표면적 결과만 보고 그저 흑인 후보 하나의 돌출과 정치 신인의 돌풍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왜 오바마가 돌풍을 일으키고 허커비가 지진을 일으키는지 그 이면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이면에 깔린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도덕성' 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 남편인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를 할 때부터 시작하여 8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 (First Lady) 으로,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퇴임 후에는 뉴욕의 상원의원으로 무려 35년가까이를 미국의 중앙 정치무대를 장악하고, 준 대통령의 경험까지 갖춘 소위 '가장 준비된 후보' 이다.

특히 미국인들이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의 문제에 있어서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부터 개혁작업을 준비 해 온 만큼, 이 문제에 가장 정통한 후보이기도 하다. 게다가 과반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으며 대세론을 구가해 온 그녀에게 지난 12월까지는 장벽이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이면을 아는 미국의 지식인 층의 반발은 엄청났다.

미국의 지식인 층은 상당수가 그녀가 부동산 투기의 의혹이 있고, 의료 보험 개혁 문제를 논하면서 보험회사와의 뒷 거래 의혹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미 FTA 등에서 보인 매우 정략적인 태도, 이라크 전쟁에 찬성한 점 등등을 들어 그저 말 잘 바꾸고 술수나 부려대는 '정치꾼' 이자 '거짓말쟁이' 로 평가 할 뿐, 대통령 감으로는 낙제점을 매기고 있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누구와 너무도 비슷하지 않은가? 그것이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직 대통령 중 하나인 빌 클린턴의 강력한 지지를 얻으면서도 대세론을 굳히지 못한 채 힘겨운 경선을 시작하는,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이다.

공화당 역시 다르지 않다. 그 동안 수위를 지켜 왔던 사람들은 오랜기간 중앙 정치무대에서 연방검사 (쥴리아니)로 혹은 상원의원 (맥케인) 으로 활약해 왔던 사람들이었고, 현 부시 정부의 정책에 가장 깊숙히 관여해 왔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 가족을 위한 정치, 믿을 수 있는 정치' 를 내세우는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게 밀리고 말았다. 허커비는 감리교 목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깨끗하고 겸손하면 정치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200년의 민주 정치 경험을 통해, 미국인들은 이미 체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오늘의 표심으로 그리고 앞으로 계속 될 경선의 과정에서 강력하게 표출되어 갈 것으로 본다.

우리 국민들이 배워야 할 것은 또 하나가 있다. 오늘 대대적인 돌풍을 일으킨 오바마 상원의원은 시카고에서 오랜기간 시민운동을 해 온 하버드 법대 출신의 변호사로 지난 2003년에 일리노이 상원의원에 초선된 그야말로 정치 신인이다.

그러나, 민주당원들은 그의 비젼과 열정에 열광하며 표를 던지고 있다. '정치는 해 본 놈이 해야 한다.' 며 신인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우리 국민들과 대비되는 점이다.

'될 놈 찍는다.' 가 우리 국민들의 생각이라면, '찍는 사람이 된다.' 가 200년 민주 정치를 경험한 미국인들이 일구어가는 정치다. 우리 국민들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꼭 우리 국민들이 귀기울여야 할 소리들도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기업 위주로 경제 구조를 몰아 갈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보험 민영화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공화당, 민주당의 경선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이슈가 바로 의료보험이었다.

특히 민주당 경선 차점자인 에드워즈는 보험사의 횡포로 수술을 못 받아 죽었거나, 보험사의 거부로 의료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죽어가거나 병을 치료하지 못한 몇 몇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그들의 사례를 일일이 들어 미국 의료 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역설했다.

'우리는 우리가 내는 돈으로 보험회사 간부들의 배를 불려 주는 것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내는 돈이 우리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온전히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정치가 미국 의회의 로비스트들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제 그것이 틀렸다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왔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다.'

우리가 따르려는 의료 보험 민영화 체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로 우리 국민들도 새겨 들어야 할 목소리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왜 미국인들이 허커비와 오바마에 주목 했는지, 그들의 연설에서, 그리고 다른 후보들의 평가에서 그 내용을 찾아 보려 했다. 오늘 예상외의 부진을 보인 맥케인은 허커비에게 축하를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허커비는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비젼을 보이려 했다. 이것이 공화당의 새로운 정치 지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 허커비 본인 역시 1위 발표 후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렇게 역설 했다.

'오른쪽 왼쪽을 보지 말자 (좌파, 우파를 가르지 말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 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힘을 합해 미국을 발전시켜 가야 하는 일이다). 이제 (지지자) 여러분이 나를 믿어 준 것 처럼, 워싱턴을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함께 낼 때이다.'

오바마의 연설은 더욱 감동적이다.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무소속의 국민도 모두 미국인이다. 그 동안 정치를 외면해 왔던 사람들이여. 이제 함께 목소리를 내자. 여러분 하나 하나의 작은 목소리가 사회를 바꾸고, 나아가 미국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계를 바꿀 수 있다. 지금이 그 시작이다. 인종도, 정당도, 학벌도 초월하여 하나되는 미국, 새로운 미국을 위해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내 보자.'

대한민국의 한 재외 국민으로써, 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 경선 첫날을 바라 보는 느낌 - 그것은 우리의 정치인들 또한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가슴을 울리는 정치를 해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보는 작지만 참 큰 소망, 그것으로 요약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문기사(주소를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 http://blog.daum.net/bskim0814/8669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