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크고 작은 난리 속에서 지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으로 페허가 된 대한민국. 정치적 혼란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길거리는 늘 피바다를 이뤘고 최루탄가스로 온 나라가 콜록거리며 지냈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올림픽을 치룬 대한민국은 자신감에 올라 경제적 도약을 꿈꾸며 한발 한발 내딛고 있던 순간 국민들을 비탄에 빠지게 했던 큰 사건 사고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문민정부(김영삼 정권:1993.2.~1998.2)부터 서막을 올리더니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터지고 있다.

당시에는 개발 명목하에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고였다면 지금은 인재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지 얼마 되지않아 충북 청주시에 위치하고 있던 우암상가 아파트내 점포에서 사용하던 가스가 폭발하여 아파트 전체가 붕괴되면서 약 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93년 3월 28일. 부산 시내 초입에 있는 구포역 입구에서 철길 지하 굴착공사로 인한 지반 붕괴로 부산으로 들어가던 무궁화 열차가 전복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 승객 78명이 숨졌다.

93년 9월 26일. 김포를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아시아나 국내선 항공기가 목포 비행장 인근 야산에 추락하여 승객 6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 격포와 위도 사이를 운항하던 정기 여객선 서해 훼리호가 격포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여 배에 타고 있던 승객 292명이 익사하는 대형 사고로 큰 충격을 주었다.

94년 12월 7일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소재 가스 중간 기지가 폭발하여 12명이 사망하고 1명 실종 65명이 부상당하는 인명 피해와 인근 지역이 온통 불바다가 된 대형화재 사고가 발생해 서울시를 온통 공포로 몰아갔다.

사실 본 기자도 이 당시에 직장인으로써 서울에 있을 때였는데 가스폭파가 일어나기 20여분 전에 지나갔던 곳으로 20분만 늦게 지나갔다면 본 기자도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이 때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하늘로 치솟는 불기둥을 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고 한동안 멍해 있었던 것으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중간 상판이 붕괴하여 다리를 통과중인 시내버스, 승용차 등이 강으로 추락 32명이 사망했는데 특히 출근시간과 등교시간에 맞물려 학생들의 희생이 컸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94년 10월 24일. 충주호를 운항하던 유람선이 승객을 태우고 포구 인근에 정박하고 있던 중 관광객들이 유흥을 즐기는 와중에 화재가 발생 침몰하면서 30여명이 사망했던 사고로 성수대교 붕괴 사고소식에 묻혀 크게 보도가 되지는 못했다.

95년 4월 28일. 대구의 지하철 공사장 중 가스관 파손으로 새어 나와 모여 있던 가스가 폭발하면서 도로를 포장했던 철판 덮개가 수십, 수백미터씩 날아가 인명을 살상하고 운행중이던 차량들이 공사장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98명의 사망자와 1백 4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95년 6월 29일. 삼풍 백화점이 붕괴하는 건국 이래 최대의 대형 참사가 발생해 무려 500여명이 숨지는 대형사고로 이어져 이 또한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붕괴되기전 건물의 이상조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자세로 일관 영업을 하다가 이러한 참변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와같이 큰 사고도 있었지만 이외에도 많은 사고들이 있었다.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이 모든 사고가 인재라는 것이다.

매번 일어날 때마다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지만 계속 터지고 말았다.

이후 국민의정부(김대중 정권:1998.2~2003.2)에서도 인재로 인한 사고는 계속 터졌다.

98년 9월 11일. 부천시 오정구 내동에 위치한 가스 충전소가 폭발하여 30여명이 부상당하고 수십대의 차량과 건물이 불에 타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99년 10월 30일. 인천시 중구 인현동에 소재한 라이브-Ⅱ 호프집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여 호프집과 인접 당구장에서 학교 축제를 마치고 뒤풀이를 하던 중고등 학생 55명이 불에 타 죽고 78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0년 4월 7일. 동해안을 잇는 산악지대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하여 7000만 평에 달하는 수많은 산림과 마을을 불태워 638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피해를 입혔다.

2000년 5월 21일. 경기 과천시에서 명문대에 재학중인 24세된 이모씨가 평소 부모가 자신을 구박한데 앙심을 품고 잠자고 있던 어머니와 아버지를 둔기로 머리를 때려 차례로 살해한 뒤 줄과 톱을 이용 시체를 토막내 집주변과 지하철역 등 열한 군데에 내다버린 천인공노할 패륜범죄가 발생했다.

2000년 7월 수학여행을 다녀오던 부산 소재 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경북 김천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에서 추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하여 18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2000년 4월 부산과 울산 등 해안도시를 오가며 10개월 사이 9명을 살해한 강도살인범이 붙잡혔는가 하면 경기도 이천에서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모두 죽이겠다며 살인을 시작한 후 4명까지 살해하다가 중도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사고내용은 조인스닷컴 조인스토론방에 김환태 네티즌이 올린 글을 인용했음을 밝힌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주로 개발붐에 힘을 얻어 성장하던 중에 지었던 건물이나 가스폭발이 주를 이뤘고 무리한 승객을 태우며 돈 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아 생긴 사고도 많았다.

이때 나온 말이 육,해,공에서 모든 사고가 일어나고 이제는 지하에서도 일어난다며 어디에 발붙히고 살아야 할지 걱정된다는 말까지 돌았던 시기였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로 와서는 천재지변인 홍수,산불 등이 많이 일어났으며 이때부터 살인사건이 심심찮게 나오던 시기였다.

노무현 정부부터는 강도, 성폭행에 의한 살인, 납치 등이 많아졌으며 특히 방화라는 극단적인 방법도 동원되는 사고가 많았다.

즉, 경제발전 논리에 의해 모든 절차는 무시되고 기득권에 의해 움직이는 이 사회에 대한 불만들이 자꾸 커져가면서 불만 분출을 위해 방화가 많아졌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이 극단적인 방법인 납치 살인도 많아졌다는게 지금의 사건사고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불특정다수를 향한 사고가 많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시절에 있었던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로 국민적 충격이 참으로 컸었다.

그런데 요즘은 큰 사고가 나더라도 이제는 무감각해진 듯 보인다. 또한 사고가 날 때마다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본질을 흐리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도 비일비재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숭례문 방화사건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전소된 지 24시간이 지나지도 않은 채, 복원문제를 거론하고 복원비용을 국민적 성금으로 하자는 이 당선인의 말이 나오는 등 한마디로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에서도 책임 떠넘기기와 함께 사고 난 후 바로 그 다음날부터 잔해를 치워 책임소재를 가릴 시간적 여유도 없이 그냥 넘어갔고 결국 기관사의 잘못으로 어물쩡 넘겨 마무리를 진바 있다.

이번 숭례문도 그렇다.

문화재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개방을 고수했던 이 당선인은 개방만 했지 관리에 대한 그 어떤 방법도 없었다.

단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치적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이벤트 쇼에만 치중한 나머지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음에도 본질을 흐리려고 하고 있다.

태안 기름유출사고때도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책임소재에 대한 어떠한 것도 없이 우리 국민은 엄동설한에 꽁꽁 얼어가는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기름띠 제거에 온 힘을 쏟아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100여만명의 국민들은 서해안을 살리기 위해 아낌없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 국민은 사고로 인해 큰 충격에 휩싸이지만 국민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겨나가고 있으나 정치권이나 정부 관리자들은 늘 책임회피만 해왔다.

이제 국민은 피곤해졌다.

특히 이 당선인의 성금모금 운운한 것에 대해 더욱 기분이 상했다. 정부가 잘못해놓고 뒷처리는 국민들보고 하라는 것이냐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 당선인이 사과한마디라도 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면 재산 헌납하기로 한 300억으로 복원을 하라는 등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사고로 인해 많은 목숨이 잃어도, 정부가 관리소홀로 생긴 일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어물쩡 넘어가려는 술수에 이제는 놀아나고자 하지 않는다.

전두환 시절, 북한에서 금강산댐을 통해 물을 흘러내보면 서울이 물바다가 된다며 성금을 모금했고 평화의댐을 건설했지만 이는 역시 허구였음이 드러났고 이곳에 나온 성금의 일부가 전두환에게로 흘러 들어갔다는 말까지 있었다.

이 당선인은 무슨 생각으로 이러한 말을 했는지 숭례문이 전소되어 국민적 상실감이 큰데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말을 했는지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리고 지금 복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책임을 확실하게 따지는게 우선순위이고 조금 늦더라도 전소된 숭례문을 바라보며 조상이 만들어 온 소중한 재산을 없앤 후손들이 반성하고 부끄러워할 시간적 여유도 줬으면 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확실하게 하자.

많은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지도층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힘없는 말단 직원만 징계하는 수준으로 늘 덮어버렸던 것이 끊임없는 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방했던 이명박 당선인의 진심어린 사과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오세훈 서울시장, 문화재를 제대로 지켜야 할 문화재청 등 확실한 책임소재를 밝혀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국민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국민적 성금을 통해 복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고 말한 이 당선인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말 뿐이다.

이러니 하찮은 본 기자같은 사람도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