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이 지난 5일에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가 삼성에게 떡값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로 한 1시간 전에 청와대에서는 근거가 없다는 내용으로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했던 내용의 영상이 결국 판도라TV에서도 삭제됐다.

이로인해 익산시민뉴스에 올렸던 영상마저도 결국 볼 수 없게 되어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돌발영상으로 올렸던 YTN기자는 청와대 3일간 출입금지라는 징계를 내렸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출입기자단에서 결정했다고 한다.

징계사유는 신의를 저버렸다는 것.

그러나 이 돌발영상은 5일 당일에 영상이 나온 것이 아니라 그 다음날인 6일에 나왔던 것으로 어찌보면 엠바고는 지켰다.

단지 사제단이 발표하기 1시간 전에 미리 브리핑을 했다는 점을 돌발영상으로 내보낸 것인데 이것이 문제가 된 것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내용이 엠바고를 안지킨 댓가로 징계를 내릴만한 수준이었던가?

불과 수개월 전만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재선진화방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거품 물고 국민의 알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연일 공격했던 이들이 왜 국민의 알권리를 스스로 막는 것일까?

2004년 6월 22일 이날은 고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로부터 살해당한 날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고 김선일씨가 위험해질 수 있으니 추측기사를 비롯 교회를 다녔고 선교활동으로 들어갔다는 등의 내용의 기사를 자제하고 모든 것이 해결될 때까지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요청한 바 있었다.

그러나 당시 언론사들은 국민의 알권리가 중요하다며 추측기사를 연일 쏟아냈고 기독교인이라는 점도 부각하다보니 이라크 무장단체도 한국 언론에 나온 기사를 다 알고 있는 가운데 결국 상해당하고 말았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 언론들이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자제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이렇게 국민의 위험 앞에서 국민의 알권리가 중요하다고 했던 그 언론들이 대한민국의 심장부의 수장을 선출하는데 한점 의혹없이 밝히고자 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는 무조건 '근거가 없다'고 발표하면서 1시간 후에 있을 사제단 발표 후에 내 보내달라는 뜻으로 엠바고를 요청 한 것이고 이를 받아드린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사실 엠바고를 걸고 미리 브리핑한 내용에 대해 기자는 의혹제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사제단에서 발표한 후 이를 근거로 브리핑을 했다면 누가 어떤 의혹을 받아서 떡값을 받았는지하는 정보가 있기 때문에 따져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리 '근거가 없다'고 발표하는 청와대 브리핑에서 어떠한 정보도 없는 기자들로서는 그저 그 후보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았느냐 정도만 물어 볼 뿐 더 이상 따져 묻기가 힘들다.

그러니깐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사제단이 발표하는 영상 또는 기사를 내본 후 뒤이어 청와대에서 사제단이 발표한 내용이 근거가 없다라고 발표했다는 형식으로 편집해 내보는 것으로 단신처리를 해주길 바랬던 것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이는 사실을 왜곡하는 처사이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인데도 서로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행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느낀 YTN은 이에 대해 돌발영상을 통해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돌발영상을 내 보낸 기자를 청와대 3일간 출입금지라는 징계를 내리다니...

이렇게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서슬퍼렇던 5공 시절로 돌아가는 듯 보인다.

더구나 기자들이 침묵하고 누구하나 의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힘있는 자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하는 저들로부터 과연 우리 언론이 얼마나 썩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한 네티즌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언론은 공익성을 띤 기업형태로 운영하다보니 기업주로부터 광고나 정부로부터 지원금 또는 광고를 받아 운영해야 하는 처지이므로 이들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언론이 처한 문제점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운영되어야 건전해지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제대로 국민을 대변할 언론사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