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자는 지난 11일(금)부터 15일(화)까지(5일간) 노역장 유치를 했습니다.

물론 죄값을 치르기 위해 연행되어 노역장 유치를 했으므로 본 기자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기자의 죄목은 '교통사고특례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지난해 10월경 본 기자는 동영상 기사를 만들기 위해 영상을 편집하고 기사 올리고 한숨도 자지 않은 채, 취재갔다가 사무실에 들어가는 길에 신호등에 걸려 대기하던 중 잠시 졸았습니다.

그리고 파란불이 켜지자 바로 출발했지만 앞차가 출발하지 않아 추돌하고 말았습니다.

그 피해자는 목덜미가 아프다며 그리고 차량을 수리해야 한다며 합의금으로 300만원을 요구했고 솔직히 돈이 없었던 본 기자는 며칠 후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받고 12월경에 벌금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또한 지난해 직원에게 2개월하고 반개월치인 250만원의 급여를 밀린채 주지 않아 10월경에 고소를 당했고 이 역시도 12월경에 벌금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총 금액은 280만원.

인터넷신문을 하면서 돈벌이는 되지 않고 깨끗한 신문으로 만들고자 그 어떤 촌지를 요구하거나 받지를 않고 또한 광고수주도 잘 되지 않아 항상 빚에 허덕이며 꾸려왔었습니다.

진심으로 서민을 위한 신문사를 만들겠다고...

욕먹는 기자가 되지 않겠다고...

뒷돈을 챙기며 홍보성 글이나 쓰고 또한 이러한 지위를 이용해 금품을 요구하고자 했던 것도 아니고...

솔직히 한달에 버는 돈이라고 해봤자, 평균 약 50~60여만원. 이러다보니 월세가 밀리는 것도 다반사였고 전기세 및 전화세도 밀려 끊길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전화 1대는 결국 끊겼습니다)

아무튼 간간히 들어오는 후원금과 가끔 들어오는 광고비로 겨우 지탱하며 유지해 왔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떳떳하기에 자부하며 지냈지만 현실 앞에서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결국 벌금을 내지 못했고 수배가 내려졌습니다. 그러다가 10일에 취재한 동영상을 편집하고 11일 새벽에 집에 가던 중 검문에 걸려 바로 교도소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벌금을 내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루도 쉬지않고 취재활동을 하면서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돌잔치, 회갑연 등에서 동영상 촬영 댓가로 수고비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번 돈은 미쳐 지급하지 못한 전 직원 급여를 조금씩 통장에 입금시키고 취재활동을 위해 경비 등을 쓰다보면 어느새 돈은 없어지고 맙니다.

아무리 모으려고 해도 모아지지 않고 벌금을 내야 하는데 일시불로만 납부가 가능하다보니 쉽지가 않더라구요.

어찌되었던 본 기자는 죄를 지었고 벌금형을 받았기에 당연히 내야하는 것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럴 줄 알았다면 비록 작은 인터넷 신문사지만 언론사 대표라는 직함으로 권력층과 친분을 쌓고 지냈으면 이런일도 없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단 5일동안의 노역장 유치를 통해 그곳에 들어온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서민들의 아픔과 애환을 듣게되어 본 기자의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본 기자보다 이틀 늦게 들어온 A씨.

A씨는 당뇨합병증을 가진 환자였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쇼크를 받아 쓰러졌고 119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합니다.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119는 항상 그랬듯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경찰도 역시 일의 일부이기에 신원조회를 했는데 A씨가 벌금형으로 인해 수배자임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교통사고특례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깨어난 A씨를 경찰은 지구대로 데려갔고 일사천리로 군산검찰청으로 이송한 후 군산교도소로 노역장 유치를 시켰다고 합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환자를 아무런 대책도 없이 단지 벌금형 수배자라는 이유로 교도소로 보낸 것입니다.

치료비 때문에 벌금을 내지못하고 있던 그 A씨는 현재 유치장에서 단식투쟁 중입니다.

그 이유는 밥을 먹을 경우 혈당이 높아지게 되어 또 쇼크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교도소에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그냥 인슐린 주사를 놔주는 것 밖에는...

그러나 혈당수치를 재고 난 후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무조건 줍니다. 밥을 먹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혈당수치가 어느정도인지 잘 모른 상태에서 인슐린 주사를 맞게 되면 역으로 저혈당으로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B씨는 60대의 어르신이었습니다.

폐품을 모아 겨우 겨우 살아가는 그 어르신은 어느 날 길바닦에 있는 스텐을 발견하고 누가 버린 것으로 생각해 싣고 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스텐을 버린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그 자리에 놓으려고 갔다가 마침 스텐 주인이 그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조사를 한 후 돌려 보냈고 약 2개월 후에 벌금 90만원을 내라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루에 버는 돈이 겨우 많아야 3만원. 적으면 1만원도 안되는 일당을 버는 그 어르신에게는 엄청나게 큰 돈입니다.

그래서 벌금을 내지 않고 노역을 살기로 마음을 먹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90만원이면 하루 노역비가 5만원씩 삭감되기 때문에 18일간을 노역장 유치를 한 후 출소했습니다.

전 물어봤습니다. "어르신 돈을 내고 빨리 나가셔서 돈을 버는게 낫잖아요" 그러자 그 어르신은 "하루에 5만원이상 번다면 나가지. 그러나 그렇게 못버니깐 그 돈을 내느니 가족들이 생활하는데 쓰는게 낫지. 난 그냥 여기서 휴가받고 쉰다고 생각하면 돼"

전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C씨는 20대의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과 술집에서 술을 먹다가 서로간에 시비가 생겨 서로 손지검이 오고 갔다고 합니다.

결국 서로 경찰조사를 받고 벌금형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어느 날, 역시 술을 먹다가 시비가 생겼는데 C씨는 전에 이런 일로 벌금형이 나왔기 때문에 절대로 손지검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꾸 맞았다고 하면서 합의금을 요구했고 C씨는 어이없어서 경찰에 신고했는데 오히려 C씨가 상해로 인해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C씨에게만 협의를 뒤집어 씌웠다고 합니다.

너무 억울하고 억울해 했지만 경찰은 C씨를 지구대로 데려갔고 유치장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통장(공금이라고 합니다)에 돈이 있으니 지금 바로 편의점에 가서 돈을 찾아와 대신 벌금을 내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답니다.

그러면 카드를 줄테니 뽑아 달라고 했지만 권한 밖이라 할 수 없다는 대답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교도소로 보내 현재 노역장 유치생활을 하고 있다며 경찰이 조금만 융통성만 발휘했다면 이렇게 이곳에서 일도 못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분개하기도 했습니다.

D씨는 교통사고특례법 위반으로 들어왔는데 역시 60대 어르신이었습니다.

벌금형을 받았지만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다가 벌금을 내기 위해 선원으로 일하기 위해 군산항에 갔다고 합니다.

이 어르신이 내야 할 기일 날짜는 4월 16일.

아직도 시간이 남았기에 선원으로 일을 하면 갚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또한 기일이 남았기에 신원조회에 기꺼히 응했는데 경찰이 데리러 왔다고 합니다.

벌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조회를 통해 알게 된 것이지요.

결국 납부 기일이 10일이나 남았음에도 일도 못한 채, 결국 교도소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만기일까지 있을 것이라면서 "벌금을 낼 수 있는데..."라며 닭똥같은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외에도 자신의 부인이 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벌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수배자가 되었고 결국 들어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연이 있는 가운데 결국 돈이 없어 벌금 대신 노역장 유치를 감내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돈이 없어서 만기일까지 채우는 것이라고...

대부분 50대이상의 나이드신 분이 유독 많았습니다.

그리고 위 예를 들어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본인들의 입에서 하는 말이기에 100% 신뢰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같이 지내면서 지켜본 바로는 신뢰할만 했습니다.

본 기자도 난생 처음으로 들어간 교도소였고 떨리고 무섭기도 했지만 서로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해줬거니와 교도관들도 존댓말을 써가면서 인격적으로 대우해주는 것에 대해 사실 놀라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들은 강력범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을 속이거나 남에게 가해를 입혀서 들어온 사람들이 아닌 단지 돈이 없어서 벌금을 내지 못해 들어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면서 느낀 바로는 벌금을 내지 못해 들어온 이들을 무조건 노역장 유치를 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노역장 유치를 시키면서 선량하게 살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범죄를 배우게 될까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또 벌금형이 내려지면 '그냥 몸으로 때우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그 이유는 이렇게 노역장 유치를 하고 나가면 더욱 직장을 갖기도 어렵기도 하지만 교도소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기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이 어렵지 계속해서 이렇게 벌금형을 받으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또 들어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같이 있었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한 것입니다.

그러니깐 이들은 생활범죄형으로 정말로 돈이 없어서... 가난해서... 이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노역장 유치를 꼭 시켜야만 했을까?

본 기자도 사실 돈이 없어서 직원에게 급여도 못줬고 벌금도 내지 못하다보니 생전 처음으로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오히려 본 기자는 감사함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로 정말 우리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더욱 절실하게 알게된 계기가 되었으니깐요.

결국 본 기자는 동생의 도움으로 바로 나올 수 있었지만 그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잘됐다며 잘가라고 말해주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꼭... 꼭... 서민들의 아픔을 제대로 대변하는 기자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어떤 이는 우스게 소리로 "많은 기자들이 협박을 일삼으면서 금품을 뜯어내거나 횡령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벌금을 내지 못해 들어온 기자는 처음 봤다"고 말하더군요.

본 기자는 민원실에 가 함께 지냈던 이들에게 우유와 닭훈제를 시켜주고 왔습니다. 지켜보니 돈이 없어 사식조차 시켜먹지 못하고 하루 3끼 식사로만 지내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거니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것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본 기자를 욕해도 좋습니다. 뭐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정말로 형편이 어려워 벌금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큰 아픔을 주게 되었고 생계에 위협을 당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입니다.

즉, 2중 3중의 고통과 함께 경기가 어려워 벌이가 어려운 이들은 감내하기조차 힘든 지경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연락을 안한다고 합니다. 또한 연락이 되어 찾아오면 염려말라며 안심시키면서 벌금을 낼 돈으로 생활하는데 쓰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눈물을 훔칩니다.

아무리 교도소에서 서로 이해하고 돕고 잘해준다고 해도 자유를 박탈당해 있다는 것 만큼 힘든 것은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샤워를 해야하고 시른 이를 참아가면서 찬물로 양치를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눕지도 못한 채, 하루종일 방안에 앉아 있어야만 했습니다.

본 기자가 이들은 감싸려고 하는 것도 아니요, 본 기자가 노역장 유치를 한 것에 대해 정당화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가진 자에게는 관대하게 베풀고 벌금형을 내려도 가진 자는 돈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노역장 유치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없는 자는 벌금 30만원조차도 버거워 노역장 유치를 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벌금 200만원 내지 300만원을 일시불로 납부해야만 하기에 없는 자는 이것조차 마련하기도 어렵기도 하거니와 가족 중에 누군가 아파서 치료비를 마련해야 한다면 벌금은 뒤로 밀려납니다.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어떤 이는 반문하겠지요?

차라리 노역장 유치를 통해 감액을 받는게 낫지 않느냐고...

그럴수도 있지요. 그러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이곳에 있는 이상 누가 가족들의 생계를 돌봅니까?

그리고 가족들은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돈을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해 벌금을 대신 내주지 못하는 가족들의 심정은 누가 알아줍니까?

은행에서 대출이라도 받아 벌금을 내주고 싶어도 은행에서 대출을 잘 해주기나 합니까? 그렇다고 사채를 쓸 수도 없고...

만약에 사채를 빌려 벌금을 대신 내고 나왔다고 칩시다. 이 후에 사채를 갚기 위해 가혹하게 가해지는 이들의 빚전쟁은 어떻게 합니까?

정부는 이들에게 좀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벌금을 납부 할 수 있도록 분할제도를 시행했으면 합니다. 참 카드로 납부하는 것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지은죄는 갚아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벌금은 납부해야겠지요.

그러니깐 지속적으로 일을 하면서 조금씩 벌금을 분할해 납부하도록 한다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되므로 가족들과 자신이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고 해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부분 이들은 직장에서 또는 일용직으로 일하다가 벌금을 내지 못해 수배자가 되어 갑자기 들어오므로써 직장에서 쫓겨나고 일용직도 구하기 힘들어 놀게된다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2중 3중의 고통만 따를 뿐입니다.

그러므로 분할납부를 통해 벌금을 꼭 내야 하는 것을 인식시키고 분할마저 내지 못한다면 무슨 사유가 있는지 확인한 후 돈이 있음에도 내지 않으면 노역장 유치를 시키고 돈이 없음이 확인되면 계속 연장시켜 끝까지 벌금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 말입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서민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더욱 많은 관심과 함께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서민을 위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

말로만 떠드는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진심으로 이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해결해 주는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이와 아울러 벌금을 내지않고 일명 몸으로 때우기 위해 들어온 이들에게 들어가는 각 종의 음식제공은 물론 생활필수품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므로 몸으로 때우겠다는 생각보다는 일을 해서 어떻게 하든 벌금을 내도록 하는게 세금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직도 본 기자의 귓가에 울리는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익산 경찰서에서 군산 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하는 차량에 탄 형사 2명의 대화 내용입니다.

"힘든 강력범을 잡느니 벌금형 수배자나 잡으면서 승진이나 할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