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지난해 대선기간에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침과 동시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외쳤었다.

그리고 국민들은 당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

그러나 경제는 더욱 나빠지고 있고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후퇴하는 10년이 되고 있다.

아직은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역대 정권에서 임기 초반부터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 적은 없었거니와 외교적으로 이렇게 고립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리외교를 한답시고 미국의 부시가 손짓하니깐 후다다닥 달려가서는 사진 몇 장 찍고 부시가 목장으로 오라니깐 또 달려가서는 부시의 카트를 직접 운전하며 어린아이처럼 웃고 있을 때, 부시는 2가지 칼날을 갈고 있었다.

첫째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하면 한미FTA를 통과시켜 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이 대통령을 현혹시켰다.

즉,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우리나라의 많은 물품들을 미국에 수출 할 수 있고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겠다는 단순한 생각만 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한미FTA를 재협상해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오바마는 말하고 있어 이빨빠진 호랑이가 된 부시에게서는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질 않는데도 말이다.

차라리 오바마나 다른 대권 후보자들도 만나 친분이나 쌓았다면...

아무튼 부시에게 속은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게 됐고 이로인해 우리 국민들은 큰 분노를 일으키며 연일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둘째는 이 대통령이 미국에 다녀간 후 부시는 북한을 향해 핵을 포기하면 핵보유 국가해체 및 모든 지원을 하겠다면서 당근책을 제시했고 북한은 영변에 있었던 핵시설 중 하나인 냉각탑을 해제하는 등 갑자기 화해무드로 변해버렸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미국을 바라보며 우리는 북한보다는 미국과 친해지길 원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듯 북한을 향해 강력한 메세지와 국민소득 3000불인 북한이라는 발언까지 하는 등 북한을 자극시켰다.

그렇지만 미국의 외교정책은 단순하게 생각하는 우리 정부와는 달랐다. 미국은 우리 정부와 틈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향해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다급해진 우리 정부는 지난 11일에 금강산 관광을 떠났던 우리 국민이 북한의 군인으로부터 피살됐음에도 악화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려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대화하자고 뒤늦은 화해의 손길을 보냈지만 이마저도 쌩뚱맞는 제안이 되고 말았다.

즉, 우리 국민이 북한군인으로부터 피살됐음을 알고 있었던 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대화하자고 했으니 북한이 봤을 때 이 얼마나 웃기는 정부라고 하겠는가?

이게 바로 외교인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보니 배짱외교 정책을 폈고 그것이 오히려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참으로 바빴다.

일본에 공식 방문했을 때, 일본의 일왕에게 인사하는 사진으로 인해 나라를 대표해 간 대통령이 일본의 왕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의전상 맞지 않는 굴욕적인 모습이라고 인터넷을 난리치게 했는데 지난 G8회의를 위해 일본에 갔다온 후 불과 며칠 만에 일본에서는 독도를 일본땅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내용을 교과서로 편찬하겠다고 하니 이 대통령은 외국에 나갔다하면 사고치고 온다고 한탄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중국에 방문했을 때는 어땠는가?

푸대접과 아울러 중국 정부의 대변인으로부터 굴욕적인 발언까지 들어야 했고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하고 오는 등 실용외교가 아닌 굴욕외교만 하고 돌아다닌 셈이 됐다.

한마디로 미국에게서는 빰 맞고, 일본으로부터는 뒷통수 맞고, 중국에서는 모욕당하고, 북한으로부터는 등에 칼을 맞은 꼴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외교적으로 무시당하고 얻어맞고 온 이 대통령에게 촛불문화제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어찌보면 이곳 저곳에서 쥐어 터지고 온 이 대통령은 국민이 야속했을 것이다. 아니 속상하다보니 마구 패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흔히들 이런 말이 있다. 한 집안의 가장이 밖에서는 기를 못피다가도 집에서만 아내와 자녀들에게 화풀이하듯 구타하고 폭행을 일삼으면서 기를 피고 산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다.

국민들이 촛불들고 나왔을 때, 이 대통령은 미국에게 우리 국민 핑계로 명분을 가지고 재협상을 했어야 했다.

즉, 국민들의 원성을 자신은 막을 수 없으니 미국이 재협상을 해야만 국민들의 원성을 잠재울 수 있다는 그런 명분말이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 국민들을 패고 있었다.

촛불을 그만 끄라고 물대포를 쏘질 않나, 강제 해산을 위해 소화기를 뿌려대질 않나, 또한 연행하고 구속시키질 않나, 그러니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를 잃고 지지도가 8%대까지 떨어지지 않았던가?

한마디로 외국에서 빰맞고 국내에서 화풀이하는 격이라고 할까?

경제는 우리가 수출만 한다고 해서 경제가 사는 것이 아니다. 외교적으로 각 나라와 조화를 이뤄가고 견제하면서 윈윈해야만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

미국은 미국대로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본은 일본대로 영토확장을 위해, 중국은 중국대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은 죽기 살기로 배짱외교를 통해, 각 나라별로 정책 목표를 두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900원대의 환율을 1000원대로 올려 수출업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그러니깐 많은 수출로 인해 외화를 많이 벌도록 한 것인데 우리가 수입하고 쓰는 것은 전혀 고려치 않아 결국 물가만 상승시키고 말았다.

그렇다고 수출이 제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한미FTA가 언제 통과될지도 모른 상황이기도 하지만 현재 미국도 엄청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어 불투명해 보인다.

결국 우리만 당한 것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앞뒤 보지 않고 덤벼들어 결국 사면초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

그러니깐 10년 전 이라면 국가부도 위기사태 즉, IMF사태가 도래했던 해이므로 결국 다시 국가를 거덜내자는 뜻이었단 말인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잘해보려고 하다가 생긴 것이고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바로 이러한 위기를 제대로 풀어가는 것이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이 되는 것이고 성공한 대통령이냐? 실패한 대통령이냐?로 판가름 된다.

아무리 전 정권이 자신들하고 이념적이나 당이 다르다고 하지만 잘된 것은 그대로 이어받고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정책을 수정하고 수정해서 완벽하게 만들어갔어야 함에도 무조건 차별화하겠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무시하고 백지화 상태로 시작하다보니 화를 자초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허리를 졸라맬 정도가 아니라 허리를 끊어야 할지도 모를 절박한 상황까지 온 상태다.

그런데 우리의 먹거리가 위협당하고 우리의 영토가 위협당하고 국민이 피살되는 등 악재가 연일 터지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우울증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촛불문화제를 불법집회라고 강제적으로 해산시키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대처했었다면 미국이나 일본, 중국, 북한으로부터 이러한 홀대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은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천심은 곧 민심이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말이 아니다.

자꾸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에 초석이 된 10년, 우리는 10년을 더욱 앞서간다'라는 생각으로 전 정권이 준비하고 외교를 펼쳤던 것을 꼼꼼하게 챙겨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위기인만큼 초당적으로 살펴봐야 할 때이다.

그런데 요즘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을 보면, 참여정부 탓만하고 있으니 협력이 될지는 모르겠다.

오래 전에 광고 문구로 유행했던 말이 생각난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