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서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중국 충칭직할시의 치장시 소재 임시정부 청사가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올 연말에 철거될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민일보 인터넷판은 보도했다.

만약 이 건물이 철거되고 흔적없이 사라지면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게 큰 빚을 지게 될지도 모른다.

더구나 올해를 건국 60년이라고 대내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정부에 맞춰 중국은 임시정부 청사를 철거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국민일보 '임시정부 철거위기' 원문기사 보기 : http://media.daum.net/culture/view.html?cateid=1067&newsid=20080811225707748&cp=kukminilbo

한겨례신문 '충칭을 아시나요. 일제하 '임시정부' 외롭게 버티던 곳 원문기사 보기 :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5/03/005000000200503012140225.html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충칭(중경)은 지난 5월 12일에 일어났던 쓰촨 성(사천성) 옆에 있는 직할시다.

1919년 4월 13일 상하이에서 수립된 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1940년 9월에 충칭을 마지막으로 광복되는 해인 1945년까지 활동했던 곳이다.

특히 오늘날 국군이라고 할 수 있는 '광복군'이 창설되었고 1941년 11월 28일 조소앙의 삼균주의를 국정에 반영하는 등 건국강령을 발표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강력한 정치이념과 독립전쟁의 준비태세를 천명했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중국에 이어 12월 10일 공식적으로 '대일선전포고'를 발표함과 아울러 1942년 3월 1일 중국·미국·영국·소련(현 러시아)에 대해 임시정부의 승인을 요구하자 1944년 프랑스·폴란드·소련 정부는 주중국대사관을 통해 임시정부를 승인했다.

이에 임시정부는 1944년 3월 국내공작특파위원회 및 군사위원단을 설치했고 1945년 7월 국내진입작전의 일환으로 국내정진군 총지휘부를 설립해 국내탈환작전을 결정했으며, 연합군과 더불어 OSS 작전과 직접 국토수복작전을 준비하던 중 일제의 패망으로 귀국하게 됐다.

이렇게 충칭의 활동은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을 정식으로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군대를 조직해 일본을 쫓아내기 위한 계획과 함께 준비하는 등 국가기반을 점점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바탕으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기록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태극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만약 건국 60년이라고 한다면 국호 변경 및 국기도 변경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임시정부에서 만든 국호인 대한민국을 이어쓰고 있는데다가 태극기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건국 60년이라는 것은 역사적 기록이나 정통성에 위배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태극기의 효시는 1882년 8월 9일 특명전권대사 겸 수신사인 박영효 등 일행이 인천에서 일본 선박 메이지 마루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갈 때, 태극사괘(太極四卦)의 도안이 그려진 기를 국기로 할 것에 의견을 모아 선상에서 이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여러번의 수정에 걸쳐 1948년 정부수립을 계기로 국기의 도안과 규격이 통일되었고, 문교부 고시 제2호(1949. 10. 15) 및 문교부 개정고시 제3호(1966. 4. 25)에 의거해 '국기게양의 방법'이 공포·시행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언론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지 않은 채, 오는 15일에 있을 건국 60년 행사에 대해 연일 홍보하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치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알리는데 노력했던 선열들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더구나 충칭에서는 올해 말로 임시정부 청사를 철거하기로 했으니 우리의 정통성은 소멸되는 아주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본 기자는 그래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건국 60년이라는 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후진다오 중국 주석에게 임시정부 청사를 없애달라고 한 것은 아닌지...

물론 이러한 의구심은 말 그대로 의구심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건국 60년을 맞이하는 해에 맞춰 올해 말에 철거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러한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건국 60년이라는 행사가 앞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정통성이 어떻게 무너지고 임시정부 청사마저 사라진다면 우리의 자주성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다시 강조하자면, 태극기는 대한제국부터 만들어져 수정.보완해서 사용하고 있고 국호는 임시정부에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친일논란으로 불거진 안익태 선생이 1936년에 작곡한 '애국가'도 어찌되었던 현재 사용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 정부가 정식적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국호, 태극기, 애국가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어디에도 건국 60년이 되는 1945년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이어 받아 쓰고 있다는 점은 결국 건국 60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 - 말이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아니함]이다.

그러므로 지난 칼럼에서 밝혔던 것처럼 '대한민국 건국 60년'이 아닌 '대한민국 89년'이 되는 것이고,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건국은 고조선으로 시작해 이후부터는 모든 국가들이 대부분 '창업[創業 - 나라나 왕조 따위를 처음으로 세움]'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새로운 왕조 국가가 세워질 때마다 '창업[創業 - 나라나 왕조 따위를 처음으로 세움]'이라고 썼고 대한민국은 왕조국가 아닌 민주공화국을 표명하는 나라이기에 '대한민국 수립[樹立 - 국가나 정부, 제도, 계획 따위를 이룩하여 세움]'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즉, 대한민국 수립 89년, 대한민국 정식수립 60년'이라는 표현이 더 올바르지 않을까?

건국과 창업 그리고 수립의 차이를 다시 확인하자면, 건국은 나라를 세우는 것이고 창업은 왕조가 세워지는 것이고 수립은 정부가 세워지는 것이라는 것을 사전적으로 확인하면 된다.

아무튼 글을 쓰다보니 옆길로 샜지만 본 기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역사적 증거가 되는 충칭의 임시정부 청사를 철거한다는 소식에 반 만년의 역사를 끈끈하게 이어왔던 우리의 역사는 뒤안길로 사라져 버리고 60년 밖에 되지 않는 초라한 역사를 가진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앞으로 3일 후면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건국 60년이라는 행사를 갖는다. 그러나 본 기자는 인정할 수 없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기사 내용 중 역사적 기록에 관한 것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