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월) 오후 4시 30분에 서울 스폰지 하우스(중앙관) 2관에서 오는 13일 개봉 예정작인 '이리' 영화에 대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관계자들도 많이 찾아올 것을 예상하지 못한 듯 놀란 표정과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주연배우 윤진서와 장률 감독이 무대인사를 가졌다.

잠시 포토타임을 가진 후 짤막한 인사에 이어 108분간의 영화는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익산역에서 가졌던 '이리역 폭발사고 30주기 기념행사장'에서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30여 년 전, 익산의 옛 지명이었던 이리시의 기차역인 이리역에서 사상초유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진서(윤진서 역)는 당시 어머니 뱃속에서 폭발사고의 진동을 안고 지적 능력이 떨어진 채 태어났다.

그럼에도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그녀는 30세가 됐음에도 당시의 사고의 악몽은 쉽게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보살피는 오빠 태웅(엄태웅 역)은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바닷가로 데러가는 것으로 이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 영화는 100% 익산에서 촬영을 했으며 익산역을 중심으로 익산시를 비춰주고 있다.

모현아파트가 중심이 되어 모현아파트에서 창인동으로 넘어오는 다리가 주된 무대였고 또한 익산역 지하도, 인화동 모텔촌, 새롭게 변모한 중앙시장, 터미널 근처 등 다양한 곳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독립영화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재미는 없다. 또한 현지에서 바로 섭외한 엑스트라의 연기가 어색해 코웃음을 칠 수도 있다.

또한 대체적으로 우울할 정도로 너무 침묵적이고 익산시의 배경이 70년대를 연상케하는 장면들이 많아 자칫 익산시에 대한 이미지가 어두워질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들었다.

즉, 재미와 감동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기대는 접는 게 나을 것이다.

단지 30여 년 전, 이리역 폭발사고로 인해 아직도 고통 속에 살아가는 바로 우리 이웃들을 향한 외침을 상기시킨다고 할까?

이에 장률 감독은 "현대에 들어서면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바로 잊고 살고 있다"며 "이리역 폭발사고로 인한 상처를 안고 있는 시민들과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사고로 인해 희생당한 분이나 그것을 안고 사는 분들의 상처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우 윤진서 씨는 "영화를 찍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로마에서 상영된 영화를 보면서 찍을 때의 모습이 생각났다"며 "이들의 아픔, 상처를 뒤 늦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