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의 감동을 잇는 2009 희망다큐프로젝트 제 2탄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제작 :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감독 : 안해룡)의 언론시사회와 특별 시사회 이후, 예상을 완전히 뛰어 넘는 할머니의 캐릭터와 제작주체, 제작방식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상영관은 위안부 문제라는 주제가 주는 무거움이나 숙연함보다 할머니의 호통에 따른 웃음소리가 더 클 정도로 활기찬 분위기가 흘러 넘쳤다.

아니 무슨 위안부 할머니가 이렇게 쿨하고 씩씩하단 말인가? 지금까지 쿨하고 씩씩하다는 성격과 위안부라는 단어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위안부라는 개인과 역사의 상처가 너무 커서 그 말 앞에만 서면 한없이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나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주인공 송신도 할머니는 완전히 다르다.

함께 싸우자는 일본의 지원모임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게 아니라 “넌 남편도 있고 가정생활도 하면서 나랑 목숨 걸고 싸울 자신이 있어?”라고 다그친다.

또한 보상금을 말하는 이들에게는 “살아 남은 놈은 보상금 받아 쳐먹으면서 잘 먹고 잘 살아! 보상금이 아니라 사죄를 하란 말이다!”라고 일갈한다.

결국 그녀의 주장은 “바보 같은 전쟁 두 번 다시 하지 말라는 거야!” 이고, 재판에 질지언정 “내 마음은 지지 않았다”라며 다른 이들을 오히려 다독인다. 이런 할머니의 모습은 처음에는 그저 놀랍다가 곧 눈을 뗄 수 없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야말로 “호통 송신도”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다.

송신도 할머니의 매력에 반해 재판을 주도하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사람들은 일본인들이다.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일본의 시민 단체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할머니의 재판 소송 의지가 확인되자 바로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을 만들어 송신도 할머니의 피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재판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재판 진행과 동시에 일본인들에게 이를 알릴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하고 1년간 670명의 시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이를 현실화 시켰다. 이렇게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특별한 위안부 할머니의 사연을 특별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그야말로 아주 색다른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쿨하고 씩씩한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2월 26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