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이 글귀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고자 만든 ‘사람사는 세상(http://www.knowhow.or.kr/main/main.php)’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던 글 중에 있는 내용이다.

뇌물죄라는 의혹앞에 노 전 대통령은 결백을 주장하며 외쳤건만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고 언론은 검찰이 쏟아내는 내용에 살을 붙히고 몰아부쳤고 또한 그의 형인 노건평씨마저 구속되고 지인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며 남긴 글이다.

전두환씨나 노태우씨(이미 대통령 상실에 준하는 형을 받았기에 전 대통령이라는 말은 뺍니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사면했지만 전관예우는 안된다고 본 기자는 생각함)는 쿠테타로 인한 정권을 취했고 또한 이러한 권력을 가지고 수천억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

그리고 전두환씨는 자녀들에게 모든 돈을 빼돌리고 자신은 29만원 밖에 없다는 말로 뻔뻔함을 보여줬고 노태우씨는 추징금 2천 628억 원 가운데 89％인 2천 339억 원이 납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어마어마한 돈을 거둬드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전두환씨에 대한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조사하지 않은 채, 그냥 두리뭉실하게 넘어갔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마치 거머리같았다. 검찰이 의혹으로 제기한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홍콤계좌로 송금한 500만 달러 즉 우리돈으로 약 미화로 43억 원, 홍콩달러로 6억 원(2008년 2월 당시 환율은 미화로 약 850원 대, 홍콩달러로 보냈다면 당시 홍콩달러 환율이 120원 대)으로 나타나는데 미화인지 홍콩달러인지는 확인이 안되고 있다.

그러나 홍콩법인 회사 설립 후 투자금 명목이라면 미화보다는 홍콩달러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으로 만약에 홍콩달러라면 6억 원 정도로 볼 수도 있지만 미화라면 43억 원이 된다. 즉 이 돈은 투자금으로 받았고 또한 투자를 했다는 점을 검찰도 말한 바 있어 보통 사업가들의 수준 정도임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이 당시에 박연차 회장이 보낸 시점이 2008년 2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를 얼마 남지 않은 그러니깐 아무 힘도 없는 상황으로 이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과연 박연차 회장에게 어떠한 혜택을 줬는지 그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단지 친분이 있는 가운데 사업가인 박회장에게 투자를 부탁했고 그 투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했다는 것과 설령 뇌물로 보냈다고 한다면 누가 계좌로 송금하겠는가?

계좌조사하면 뻔히 들어나는 일인데 뇌물로 받을 것 같으면 계좌송금이 아닌 예전 한나라당이 했던 것처럼 차떼기면 모를까.

결국 이 의혹에 대해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의혹이 있어 조사하고 있다는 둥으로 두리뭉실하게 언론에 흘려 물타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받았다고 하는 140만 달러도 어떠한 증거도 없는 가운데 언론에 흘려 마치 받아 쓴 것처럼 호도하며 압박했지만 검찰이 내놓은 것은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청탁을 받지 않았더라도 대통령의 직무 범위가 포괄적인 만큼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된다는 씩으로 또 언론에 흘렸다.

그러니깐 아무리 증거를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자,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잡아들이고 가족들까지 조사하는 등 압박해 갔지만 신병처리는 늦어지고 있었다.

급기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인 지난 23일(토)은 권양숙 여사를 또 소환조사하기로 했던 날로 아마도 이 때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을 검찰에 가서 또 조사받게 하는 것이 괴로워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 날을 택해 스스로 몸을 던지기 전에 남긴 유서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며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는 심경을 토로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다치고 있음을 느낀 노 전 대통령은 결국 자신이 희생하므로써 그 모든 것을 책임지고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듯 하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에 검찰조사 받으러 갈 때, 그는 머리 숙여 국민 앞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사과까지하는 등 큰 잘못이 없음에도 그는 국민 앞에 이러한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

본 기자는 바로 이 점을 주목하고자 한다. 수천억 원의 비자금을 챙겼어도 사과 한 마디 없는 어느 두 전직 전 대통령과 나라를 파탄으로 몰고 간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제까지 국민 앞에 사과 한 번 한 적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뻔뻔스럽게 그리고 자신이 아닌 남의 탓을 일삼으며 책임을 회피하기만 했다.

그런데 바보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이제는 자신을 버리라고 했다. 자신으로 인해 그 수렁에 빠질 수 있으니 빠지지 않도록 버리라 했다.

이제까지 어느 대통령이 자신을 버리고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당부했던 적이 있었던가?

결국 이번 故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실 이익을 보고 있는 곳은 검찰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 깊은 사과와 함께 용서를 빌어야 한다.

진퇴양난에 빠진 검찰은 신병처리하기가 매우 곤욕스러웠던 것 같다. 구속시키자니 뚜렷한 뇌물죄가 성립이 안되고 불구속 시키자니 검찰이 이제까지 언론을 통해 떠들었던 말들이 결국 공허한 메아리라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꼴이 돼 국민 앞에 조롱거리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은 서거했던 날 모든 공소권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하고 불구속하려고 했다는 것을 언론에 또 흘려 노 전 대통령을 두번 죽이는 짓을 하고 말았다.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의 당비를 대납했다는 천신일 회장의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에 흘리지 않고 조용히 수사하고 있었다. 즉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눈치보는 듯한 수사를 하고 죽은 권력 앞에서는 날선 칼을 들이댔던 그러한 기개를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도 당당할 때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래 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남긴 글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등록일 : 2009.04.22 17:23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변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 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