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토) '익산 달려라 자전거'(익산생활자전거네트워크 / 주최:익산 달려라 자전거,익산의제21실천협의회) 회원 48명은 다섯 번째 정기 라이딩을 진행했다. 이날 투어의 목적지는 여산 “가람 이병기 생가”와 “천호성지”로 총 50km가 넘는 만만치 않은 라이딩 코스였는데 초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80세가 넘은 어르신까지 다양한 회원들이 참가해 그 의미를 더했다.

막바지 추석연휴 토요일에 자전거를 타고 모인 회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했다. 드디어 오전 9시 30분 기다리던 라이딩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힘차게 영등도서관을 빠져나가 하나로로 진입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라이딩인지라 초반부터 뒤처지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능숙한 mtb동호회 소속 회원들은 보디가드를 자청하며 사람들을 챙기고 다독이며 라이딩을 이끌었다.

어느덧 깊어가는 가을 속에 누런 논 사이로 질주하는 자전거행렬은 보는 자체로 장관이었다.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빛은 자전거를 더욱 신나게 만들었다.

자전거는 두 시간 가량을 달려 여산에 위치한 가람 이병기 생가에 도착했다. 이병기 생가와 정자, 연못 등은 그 시절 그대로 사람들을 조용히 반겨주었고, 사람들은 생가를 둘러보고 설명도 들으며 이병기 선생의 문학사적 업적과 그 의미를 되새겼다.

생가 탐방이 끝나고, 길게 이어진 라이딩에 지친 사람들은 그늘에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었다. 둘러앉아 준비해온 도시락을 펼치고 서로서로 준비한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만연했고, 피어나는 이야기와 오가는 음식 속에는 정과 인심이 가득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자전거를 추스르고 떠난 곳은 천호성지. 천호성지는 가람 이병기 생가에서 약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천주교 성지로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해 충청도 지방의 천주교신자들이 숨어서 신앙촌을 이룬 곳이다. 천호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천호성지까지 가는 길은 너무 험난했다. 끝도 없이 이어진 고개는 자전거를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타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드디어 도착한 천호성지를 둘러싼 숲의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은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에 충분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천주교의 살아있는 역사와 마주했다.

긴 라이딩이 끝나고 자전거는 영등도서관으로 돌아왔다. 씽씽 달리는 차들 사이로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서로를 챙기며 라이딩을 함께한 사람들은 어느새 친구가 된 듯 했다.

오후 4시 30분 영등도서관으로 모인 자전거들. 벌써 다음 라이딩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힘에 넘쳤다.

이번 투어에 참여한 회원은 대략 50명 정도로 초등학생 남자아이부터 80세를 넘기신 할머니까지 그 나이와 경우가 다양했는데 서로 도와가며 늦는 사람들은 기다려주면서 안전하게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익산 달려라 자전거'는 앞으로도 매달 1회 이상 자전거 도시여행을 진행할 예정이고 앞으로는 도심 자전거 대행진, 자전거 축제 등 다양한 자전거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달려라 자전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익산의제21 사무국(전화 836-2321)으로 연락하거나 달려라 자전거 카페(http://cafe.daum.net/iksan-rider)에 접속하면 더 많은 자전거 소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