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61주년을 맞아 육군부사관학교는 6·25전쟁에 참여했던 해외 참전용사의 손자·손녀 등 후손들을 학교로 초청하는 뜻 깊은 자리를 국방일보와 한국 외국어대학교 후원으로 가졌다.

이번 행사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억 만 리에서 달려와 목숨을 바친 UN참전국과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전쟁의 상처를 극복한 대한민국과 육군의 발전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참전용사들의 직계 후손들을 초청하는 군 행사로는 처음이다.

부대로 초청된 12명의 참전용사 후손들은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대학(원)생들로, 6·25전쟁 때 참전한 UN 16개국 중 네덜란드, 콜롬비아, 태국, 터키, 에티오피아 등 5개 나라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다.

이들은 23일부터 24일까지 1박 2일간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숙박하며 1일차에는 특공무술 및 의장대 시범 관람, 6·25전쟁 영화를 시청한데 이어, 익산에 있는 충혼탑을 참배하고 보석박물관 및 미륵사지를 견학했다. 2일차에는 전주 한옥마을과 동락원을 견학하고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와 육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학생들은 특공무술과 육군 의장대의 멋진 시범을 보며 평소 접하지못했던 한국군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감탄을 표하며, 현재와 같은 강한 대한민국 육군과 발전된 한국이 있었던 것은 60여 년 전 자신들의 나라와 할아버지의 희생과 헌신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했다. 또한 충혼탑을 참배하면서는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하신 할아버지를 비롯한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피터(Peter Machielse, 28)씨는 “할아버지께 말로만 전해 들었던 6·25전쟁과 대한민국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행사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피터씨의 할아버지인 니콜라스(Nicolaas Schuitemaker, 84)씨는 네덜란드 점령국이었던 인도네시아에서 군 복무를 하다 부인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귀국했지만, 6.25 전쟁 파병군인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주저없이 참전한 베테랑 군인이다.

니콜라스씨는 1952년 9월에 부산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1953년 7월 27일 휴전 될 때까지 낙동강 방어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수류탄 부상까지 입기도 하는 등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과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이미 2000년과 2010년 국가보훈처 지원 하에 한국 땅을 밟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에 오게 된 피터씨는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신 할아버지와 내 나라 네덜란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배 부사관학교장은 “60여 년 전 젊은 나이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먼 타국까지 싸우러 왔던 해외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발전을 이룬 것”이라며 “그들이 보여준 희생에 대해 빚을 진 느낌이었는데 후손들에게 그 뜻을 전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