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이ㆍ통장연합회(회장 원대영)는 지난 10월 21일 읍면동회장단 회의에서 모금을 거부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익산시가 올해도 할당금액을 내려보낼 지 주목된다.

매년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걷어 익산시에 내야만 했던 이장 및 통장들은 더 이상 주민들로부터 성금을 걷으러 다니지 않겠다고 한 것.

원대영 회장은 "11월이면 익산시가 불우이웃돕기 성금 목표액을 정해 강제적으로 할당하다보니 본연의 임무보다는 약 3개월 간은 주민들을 만나 구걸해야 하는 형국이다"며 "솔직히 성금을 내달라고 다니는 것 자체가 행안부지침에도 없는 일을 관행적으로 하고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불경기인 요즘, 1000원 조차 걷는 것도 힘들 뿐만 아니라 어떤 이는 1000원 짜리 지폐를 내고 500원을 거슬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짜증을 내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는 다반사로 모욕감을 넘어 수치심마저 든다면서 목표액을 채운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되지 않는다"며 "월 20만 원 씩 받는 수당에다가 자비로 더 보태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각 동사무소에서 동장이나 직원들이 성금을 별로 걷지 못하면 은근하게 압박을 가해 목표치를 채우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 동이 꼴등,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등 모욕감도 줘 울며겨자먹기로 채운다는 것"이다.

지난해 익산시 성금 목표액이 5억 6천만 원. 현재 익산시 이ㆍ통장이 1105명으로 1인당 약 50~60만 원의 성금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대수가 많은 지역은 100만 원이 넘을 때가 있고 적은 지역은 20~30만 원 정도 모아야 한다고 한다.

원 회장은 "지난해 이한수 시장에게 이ㆍ통장들의 애로사항인 성금을 걷는 것이라며 더 이상 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건의했고 이 시장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에 대해 어떠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다.

곧 강제적으로 성금을 걷으라는 지침이 올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는 거부할 방침이라고 밝혀 익산시가 어떠한 대응을 할 지 주목된다. 본 기자가 "이를 거부하면 익산시로부터 미움을 사 불이익을 당할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물어보자, 원 회장은 "통장일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 밖에 더 있겠느냐"며 "난 그만두면 그만"이라고 말하면서 거부할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전주시의 경우에는 각 기업체나 단체에 공문을 발송해 성금을 걷고 있지만 다른 시ㆍ군은 아직도 익산시처럼 이ㆍ통장이 걷도록 하고 있으나 이들 지역도 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익산시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성금을 모을 것인 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뿐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성금은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지 강제적으로 할당액 목표액을 채워 내는 것은 독재시절이나 가능했던 일. 그런데 아직도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 뒷맛이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