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익산시립부송도서관 로비에 들어서면 그윽한 커피향이 풍겨온다. 코를 즐겁게 하는 커피향을 따라 가보면 1층 북카페로 발길이 옮겨진다.

북카페 안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깔끔한 복장에 제법 전문가 느낌이 나는 이로부터 커피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설명과 함께 옆에서는 핸드밀로 커피콩을 갈아 내린다. 설명하는 이는 커피를 받는 드립서버 위에 드리퍼를 얹고 종이를 고이 접어 드리퍼에 살포시 밀착시킨다.

이제 곱게 갈아진 커피 적당량을 조심스레 드리퍼에 담고 드립 주전자로 서서히 얇은 물줄기를 내린다. 내리는 모양새가 예술이다. 일반인은 아닌 듯 싶다. 잠시 후 커피향이 퍼지며 커피가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신선한 커피라는 증거라고 한다.

적당한 물줄기, 내리는 이의 호흡주기, 그리고 신선한 커피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 내려진 커피는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적당량의 물을 썩어 연한 맛, 진한 맛을 즐긴다. 북카페 곳곳에 앉아 공부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이들 모두에게 커피를 한 잔씩 가져다준다.

1층 로비에서 근무하던 경비아저씨에게도 한 잔 가져다 드린다. 커피향을 맡고 찾아온 다른 층에서 근무중이던 도서관 자원봉사자들도 한 잔씩 받아간다. 마치 맛깔난 음식 차려놓고 마을 잔치하는 것 같다. 매주 금요일 부송도서관에서는 커피파티가 열린다.

아이쿱 솜리생협 ‘커피여행’ 동아리 지난해 6개월간 시즌 3까지 진행

지난해 뜨거운 반응과 성원에 힘입어 올해도 계속 활동 이어가기로 하고 지난 8일(금) 익산시립부송도서관 1층 북카페에서는 '커피여행 시즌4' 프로그램이 진행돼 도서관 주변이 커피 향기로 가득 채워졌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iCOOP솜리생협과 좋은정치시민넷이 공동으로 진행한 ‘꿈꾸는 마을학교’에 참여하여 만들어진 실행계획이다.

‘꿈꾸는 마을학교’는 지난해 3월 23일부터 5월 10일까지 2달 동안 8회 교육이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이 공익적인 꿈과 요구를 계획서로 만들고 5개월 동안 직접 실행, 결과를 평가하고 이후의 장기계획을 수립, 추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해 아이쿱 솜리생협에서 지원한 소정의 실행활동비가 씨앗기금이 되어 커피를 내리기 위한 각종 장비를 구입해서 지난해 6월~12월까지 '책향기에서 커피여행'을 진행했다.

시즌4는 ‘커피와 어울리다’로 주제 정하고 음악 이야기 곁들일 것

올해는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오전에 진행할 계획인데 대륙별 커피에 대해 배우고 맛보고 그 대륙의 대표 음악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 볼 계획이다.

3월에는 중남미와 카리브해, 4월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태평양 연안, 5월에는 아프리카, 6월에는 아시아, 7월에는 남미지역 커피에 대해 시민들과 나눌 계획이다.

이날은 바리스타 곽수정씨가 첫 번째로 ‘도미니카 공화국 커피’에 대해 설명하면서 “카리브해에 위치한 도미니카 공화국 커피는 일명 기분이 좋아지는 달콤함이에요”라며 “이 지역 커피들은 맑고 밝고 향(아로마)이 좋고 바디가 무겁지 않지만 부드럽고 상큼하다”고 말한다. 2, 3월에 수확의 적기인데 로스팅을 오래 해도 쓴맛이 거의 없는 게 독특한 특징이라고 설명하면서 커피를 내려 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아리지기 김미전씨가 선곡해온 카리브해 해적 주제음악을 듣고 이어서 후안루이스게라 가수의 노래를 소개해주었다. 봄이 오는 길목이어서 그런지 도서관 주변에 커피향이 더 진하게 퍼져 오가는 시민들을 기분 좋게 해줬다.

이날 커피여행 시즌4에는 19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2시간여 동안 커피 이야기, 카리브해 연안의 음악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다.

참석한 시민은 “평소 부송도서관 북카페 책향기는 여느 열람실처럼 조용하게 공부하는 곳이었다”며 “커피여행 모임을 하고 나니 매력있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것 같아 즐거운데 갓 내린 신선한 커피까지 무료로 제공해주니 너무 좋다”며 칭찬을 연발했다.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는 바리스타 곽수정씨는 “커피여행은 재능기부라기 보다는 오히려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요즘 이웃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사는데 곳곳에 이런 모임들이 생겨난다면 서로 만나고 소통하면서 동네가 좀 더 훈훈해질 것 같다”고 말하면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부탁했다.

아이쿱 솜리생협 '커피여행' 동아리가 있어 부송도서관 북카페 책향기는 매주 금요일 정 가득 담긴 커피향기 그윽한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