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수), 익산시 중앙동에서는 특화거리가 새단장을 마치고 걷고 싶은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며 개통식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걷고 싶은 게 아니라 차를 피해 걷는 거리다.

전북은행 익산지점 사거리에서부터 익산역 팔마주차장 삼거리까지로 조성된 이 거리에는 양쪽으로 차량들이 줄기차게 주차돼 있어 보행자들이 차를 피하며 걸어야 하는 불편함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객들이 차를 이용해 잠시 정차하며 쇼핑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치더라도 장기적으로 주차된 차량에 대해서는 누구의 차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일부 업주들의 차량이 장기적으로 주차되고 있다고 한 상인은 귀띔한다.

대한민국의 대부분 도시들은 '차없는 거리'를 조성해 보행자를 보호하고 차로부터 해방된 거리를 걷도록 하고 있다. 가까운 전주만 해도 고사동 영화관거리의 일부는 차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일부 도로는 차량이 진입할 수 있지만 주ㆍ정차는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차량 통행은 물론 주ㆍ정차 마저 못하게 하면 영업에 큰 지장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쫓아 이대로 방치한다면 결국 더 큰 손실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다 맞다고 할 순 없지만 '걷고 싶은 거리'라며 홍보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준다면 차라리 '걷고 싶은 거리'라는 말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이곳을 걸을 때마다 주차된 차량을 피해야 하고 주행 중인 차량도 살펴봐야 하는 등 오히려 짜증을 유발시키는 곳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한 학생은 "깔끔하게 조성돼 보기 좋은데 양쪽으로 차량들이 주차돼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고, 한 주부는 "아이들과 함께 걷다보면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좁아진 곳을 지나갈 때면 짜증이 난다"며 "특히 물건이라도 들고 있으면 혹시 차량에 흠집을 내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러워 마음 편하게 걷기가 힘들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차량들이 대각선으로 주차를 하다보니 보행자가 지나갈 공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차가 주행하는 중앙으로 걷자니 경적을 울리는 차량으로 인해 마음 편하게 걷지를 못한다.

인근에 주차장이 있기는 하다. 중앙동주민센터 앞에 있는 중앙주차장과 익산역 광장에 있는 주차장, 중앙시장 내 주차장 등이다. 그럼에도 이곳을 이용하지 않고 일부이기는 하지만 업주들이 자신들의 매장 앞에 주차해 놓는 행위가 자신들 스스로 고객들을 떠나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 주차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아 주차하기에 힘든 경우도 많다. 그만큼 이곳은 주차공간이 매우 적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익산시의 경우 공영주차장이 매우 적어 불법적으로 주차하도록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본 기자는 그 대안으로 '젊음의 거리(일명 뉴타운거리)'에 영화관을 짓겠다고 구 아카데미극장 자리의 건물을 철거해 현재 공터로 남아 있다. 이곳을 익산시가 토지주와 협의해 행정적으로 도움을 줘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진정 이곳을 '걷고싶은 거리'로 만들고 싶다면 넋놓고 방치할 게 아니라 방법을 찾고 지혜를 모아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익산역 선상역사 개통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기에 타 지역 사람들이 익산을 찾아올 것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 중앙동 특화거리에 양쪽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보행자들의 통행이 매우 불편하다. 또한 가끔 일방통행도로임에도 역주행하는 차량도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