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 중에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교성적도 신통치 않았다고 알려졌지만, 다방면으로 박학다식(博學多識)한 의원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매사에 판단도 매우 정확했다. 한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 맑은정치포럼 대표/정치학 박사 이동우

“의원님! 의원님은 학교공부를 별로 하지 않았다는데 어떻게 많은 것을 아실 수가 있나?” 그 상원의원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열여덟 살 때부터 하루 두 시간씩 독서하기로 결심했다. 차를 탈 때나 누구를 기다릴 때나 심지어는 여행 중에도 책을 읽었다. 성경을 읽었고 신문이나 잡지는 물론이고 소설이나 시도 읽었으며 정치 평론도 읽었다. 그랬더니 자연히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위대한 독서의 힘이다.

요즘 정치판을 한 번씩 흔드는 바람을 이른바 ‘안풍’(安風)이라고 한다. 안풍의 주인공인 안철수 국회의원 부친(안영모 의사)의 이야기이다. 아들이 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마당이니 보통 아버지라면 아들의 성공을 바라며 들떠 있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안 의원의 아버지는 아들이 정치에 입문한다고 하자,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들이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질 것 같아서 (아들이)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단다.

보통사람이면 일생에 한 번 오기도 힘든 대통령이 될 기회를 ‘책을 못 읽을까봐’ 안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니, 놀랄 일이 아닌가. 필자가 놀란 한편에는 안 의원이 지금처럼 성장한 것도, 안 의원 부친이 안 의원을 이런 사람으로 키운 것도, 결국 ‘독서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당나라 때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자신의 시에서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렇게 거창하게 독서를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오호라’하며 마음속에서 놀라움의 탄성을 지를 수 있게 하는 한 구절을 만났을 때의 기쁨이 가장 크지 않을 까 생각한다.”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중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문구이다. 이 넓은 세상에 나의 시각으로는 모두 담기 부족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야를 통해서 세상을 넓혀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독서의 본질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독서를 잘 할 수 있을까? 읽기도 전에 이런저런 고민이 생길 수 있다. ‘베스트셀러’를 읽을까. 명사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을까. 또 언제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흔히 사람들은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며 책 읽기를 권한다. 그러나 독서하기 좋은 계절은 따로 없다. 독서하기 좋은 장소나 시간도 마찬가지다. 거창하게 독서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 일단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그냥 읽자.

그리고 넓은 책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기업가에게는 새로운 사업을 위한 아이디어가 보일 수 있고,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미래가 보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새로운 감동이 될 수도 있고, 이별한 사람에겐 따뜻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책을 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