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동락’(與民同樂)은 ‘백성(시민)과 즐거움을 함께하다’ 정도로 해석하면 무리가 없는 말로써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이다.

▲ 맑은정치포럼 대표ㆍ정치학박사 이동우

맹자는 인의(人義)와 덕(德)으로써 국가를 경영하는 왕도(王道)정치를 주창하였는데, 그 본질은 백성을 정치적 행위의 주체로 보는 ‘민본(民本)주의’이다. ‘여민동락’에 관한 고사(故事)이다. 어느 날 맹자가 양(梁)나라 혜왕(惠王)에게 말하였다.

지금 왕께서 음악과 함께 여흥을 즐기시는데 백성들이 종과 북, 피리 소리를 듣고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우리 왕은 음악을 즐기면서 어찌하여 우리를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여 부자(父子)가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가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가’라고 불평하며,
또 왕께서 사냥을 하시는데 백성들이 그 행차하는 거마(車馬) 소리와 화려한 깃발을 보고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우리 왕은 사냥을 즐기면서 어찌하여 우리를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여 부자(父子)가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가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가’라고 원망한다면,
그 이유는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此無他, 不與民同樂也).

반대로 지금 왕께서 음악을 연주하시는데 백성들이 종과 북, 피리 소리를 듣고는 모두들 기뻐하며 ‘우리 왕께서 건강하신가 보다, 어찌 저리 북을 잘 치실까’라고 하며,
왕께서 사냥을 하시는데 백성들이 거마 소리와 화려한 깃발을 보고 모두들 기뻐하며 ‘왕께서 건강하신가 보다, 어찌 저리 사냥을 잘 하실까’라고 한다면,
이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하기 때문입니다(此無他, 與民同樂也).

즉 왕이 백성들에게는 고통을 주면서 자기만 즐긴다면 백성들이 반발하겠지만,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면 왕이 즐기는 것을 함께 기뻐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유래된 ‘여민동락’은 항상 백성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도자의 이상적인 자세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에 ‘여민해락’(與民偕樂)도 있다.

6・4지방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앞으로 4년간 지방정부를 경영하는 주체를 선택해야하는 중요한 국가적 행사이다.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代議)정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지역주민이 직접 지방정부의 경영에 참여해야 하나 여러 가지 형편상 직접 참여할 수 없으므로 주민을 대신할 지방의원과 단체장을 선거라는 제도를 통하여 선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주민은 4년 동안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맡아 줄 좋은 일꾼을 선택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독일의 법학자 ‘예링’(Jhering)은 ‘보장된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당연히 투표에 참석하여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 본 후, 진정으로 ‘여민동락’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우리가 ‘여민동락’과 더불어 꼭 잊지 말아야 할 경구(警句)가 하나 또 있다.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프랑스 정치학자 ‘토크빌’(Tocqueville) 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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