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익산시장이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장으로써 업무를 시작한 지 오늘로 9개월 23일이 지났다. 당선자 신분부터 따진다면 10개월이 지났다고 볼 수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이 당선되자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먼저 박경철 시장과 본 기자와의 인연부터 풀어가보고자 한다.

▲ 오명관 대표기자

2006년 5월 8일에 [익산시민뉴스]가 창간되고 그 해 얼마되지 않아 민선4기 지방선거가 있었다. 당시에 민주당 허영근, 열린우리당 이한수, 한나라당 고현규 그리고 무소속에 박경철 후보로 4파전이었다. 이 당시에 영상으로 4명의 후보자를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었다. 이 때 박 시장을 처음 알게 됐다.

9년이 지난 당시 박 후보는 매우 열정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터뷰 중 "깨끗한 상수도로 바꿔 건강을 지켜드리겠다, 부도임대아파트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서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깨끗한 물 그리고 서민들의 삶에 대해 매우 걱정하기도 했고 같은 해 가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팔봉동에 있는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갑작스럽게 분양받으라는 아파트 측에 항의하는 일이 있어 취재하던 중 익산시민연합 박경철 공동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해 직접 온 적도 있었다.

또한 동산동에 있는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뛰어다녔던 박 대표는 본 기자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서민들의 일이라면 동분서주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익산의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뛰어다녔던 모습에서 진정 익산시민을 사랑하고 익산시를 사랑하는 대표이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지난해 시장으로 당선된 후 박 시장이 바로 나섰던 것이 우남아파트와 상수도에 대한 정책이었다. 또한 서민을 위한 서민금융이다. 이러한 정책이 시민의 안전과 시민의 삶을 더욱 높이려는 의지라는 것에 동의하고 또한 적극 지지한다.

이와 더불어 각 종 행사장에서의 축사와 격려사로 시민들을 지치게 하는 관례를 깨고 간소화 하려는 노력 또한 박수를 보내고 박 시장의 결단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반겼다.

하지만 박경철 시장의 이러한 행보가 또한 정책이 사소한 일로 인해 오히려 덮어지고 힘을 잃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 지면을 통해 되돌아 보고자 한다.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각 종 행사장에서의 축사 및 격려사 축소와 관련해 처음에는 지지했다. 시민들은 행사장에 정치인들의 지루한 축사나 격려사를 들으려고 온게 아니였기에 박 시장이 이러한 관례를 깬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익산시의회나 정치인들과의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축사나 격려사를 빼면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박 시장이 행사장에서 정치인들의 발언을 빼기로 하기로 했다면 먼저 양해를 구한 뒤, 합의를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이러다보니 정치인들의 불만이 생기고 이 이야기가 퍼지면서 박 시장에게 오히려 역풍이 되고 말았고, 급기야는 내빈소개마저도 하지 않는 경우까지 가고 말았다. 이를 통해 아무런 힘도 없는 공무원들은 눈치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

더구나 박 시장이 축사나 격려사를 하게 되면 5분 이상은 기본이고 심지어 30분 동안 혼자 모든 이야기를 하다보니 축사와 격려사 간소화에 대한 명분이 사라지고 지난해 줌마페스티벌에서 조규대 시의장의 돌발행동이 오히려 동정을 받게 됐다.

박 시장이 하고싶은 말은 많겠지만 그 행사 취지에 맞는 간략하게 약 3~5분 이내 이야기만 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면 명분이 되고 오히려 환영 받았을 일인데 말이다.

이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지면에 글이 너무 넘치게 돼 딱 한 가지만 더 짚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겠다.

지난 22일(수) 오후 7시에 익산예술의전당 개관기념 공연이 있던 날, 본 기자 역시 둘러보러 간 상황에서 이춘석 국회의원과 조규대 시의장이 건물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알고보니 예술의전당 VIP룸을 익산시장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국회의원이나 시의장이라고 해서 VIP대접을 받고자 한 것은 아닐 터. 하지만 익산시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특별히 기다릴 만한 장소가 없으므로 VIP룸을 같이 사용하면서 익산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대화하는 자리로 했으면 어땠을까?

알고보니 이날 박경철 시장이 지휘를 하기로 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

아무리 당이 다르고 싫다고 해도 박경철 시장은 익산시의 수장으로 좋고 나쁨을 모두 표현하며 지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적당히 타협하고 가자는 것은 아니다. 좋은 행사에는 정치적으로 떠나 익산시의 발전과 익산시의 경사로운 날 서로 웃으면 대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아쉽고 너무나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