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단설(공립)유치원 설립을 두고 익산교육청과 사립유치원 간에 힘겨루로 비춰지고 있는 가운데 장애유아에 대한 배려가 없어 아쉽다. 물론 교육청은 단설유치원 설립 시 장애유아를 위한 3개반(5세, 6세, 7세 각 1개 반 씩 총 12명)을 운영 할 것이라고 한다지만 이를 두고 전라북도 특수교육ㆍ복지실천연합(이하 전특연)의 유미정 대표는 입장이 다르다.

유 대표는 "단설유치원 설립에 찬성한다"고 밝힌 뒤, "그러나 장애유아반을 별도로 하는 분리수업이 아닌 통합수업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유아와 일반유아를 분리해 운영하는 교육은 장애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장애유아를 수용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

이에 대해 본 기자가 가진 생각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 코너는 '기자의 주관적 생각'이기 때문이다.

▲ 지난 23일(금) 전특연 회원들이 영등동 전자랜드 사거리에서 공립유치원 설립은 당연하고 공교육을 하고자 하는데 찬반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설립유치원 설립이 무산되면 아이들 교육권과 특히 장애아이들 교육에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시위를 벌였다.

익산시에 있는 많은 장애시설이 있고 교육기관이 있다. 특히 어떤 장애시설은 장애인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각종 행사에 참여하거나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장애인은 불쌍한 사람이므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나라에서 주는 돈이나 받고 밖으로 나오지 말고 집에서 지냈으면 한다는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일부 사람도 있다.

하다못해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주장하며 버스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시위를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도 보고 있는 실정이다.

본 기자의 경험담을 하나 하겠다. 1984년 어느 여름. 본 기자가 중학교 1학년이었던 당시 군산 신광교회(현 군산 은파교회)에서 신앙생활 할 때, 당시 같은 교회에 있었던 뇌성마비 장애인과 시각 장애인 2명을 데리고 당시 이리시(현 익산시)에 기독교방송국(현재 익산시청 별관)을 군산 간이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익산 간이터미널(익산역 부근)에서 내려 방송국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장애인을 위한 방송이 끝나고 집에 돌아 갈 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군산으로 가는 길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군산 간이터미널에서 내려 택시를 타려고 했지만 택시들은 우리를 보고는 그냥 지나쳐 갔다.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서질 않았다. 이렇게 우리 3명은 비를 홀딱 맞으며 서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뇌성마비 장애인 형은 저에게 "명관아 정말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기만 했다. 약 30여 분을 기다렸을까? 우리가 택시를 잡지 못하고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본 한 청년(당시 제 눈에는 그리 보였음)이 한 택시를 앞을 가로막은 뒤, 우리보고 타라고 해 겨우 교회까지 도착할 수 있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에 일이다. 그럼에도 일부이긴 하지만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청이나 사립유치원은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며 장애유아에 대해서는 어떠한 배려조차 없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지 않고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교육을 유도해야 할 교육청 마저도 분리교육을 생각하고 있으니 과연 장애 인식 개선이 될 지. 유아 때부터 통합교육을 해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도 말이다.

사립유치원에서는 장애유아를 받기는 힘들다. 일단 장애유아를 받으려면 장애유아들을 위한 장애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장애유아를 위한 교사도 별도로 채용해야 한다. 특히 장애유아 3명당 1명의 교사를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해 찬성할 수 밖에 없다. 일단 공립이기에 유아교육비가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 투명한 경영이 보장돼 자신들이 내는 교육비에 대한 쓰임새도 확인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이면에는 일부 사립유치원이 불투명한 경영과 교육비 외 수업과 관련된 각종 비용을 청구하고 받아 가지만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학부모들의 불만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11월 9일) 자에 많은 학부모들과 전특연 측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대안은 무엇인 지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