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10일간 익산시 중앙체육공원에서 개막된 서동국화축제는 폐막 당일까지 가을정취를 만끽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80여만 명이 방문하며 대성황을 이뤘다고 익산시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세계유산등재기념으로 서동축제와 국화축제가 공동개최 했다. 국화축제는 그동안의 전시방식을 과감히 탈피해 스토리텔링위주의 국화전시 및 세계유산도시 익산의 숨결을 느낄수 있도록 백제유적지구를 테마로 20m크기의 백제왕도문과 지역의 국보급 문화재인 미륵사지 탑, 왕궁리 5층 석탑, 사리장엄 등이 화려한 국화작품이 대거 전시돼 전년보다 훨씬 더 나아진 축제로 평가 받았다. 전국적으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부 관광객들도 작년에 비해 70% 정도 늘어 전국을 대표한 국화축제로서 대성공을 거뒀다고 익산시는 자평했다.

▲ 익산예술의전당과 온누리병원 사이 도로에 불법 노점차량이 줄 지어 있는 바람에 실제 관람객들은 주차하는데 애를 먹었다. 또한 퇴근시간에는 병목현상까지 발생했다. 특히 이들 노점차량이 익산시민들이었을까?(사진 = 오명관)

특히 20개 테마존에 LED 경관조명으로 야간관람객이 전년대비 30% 증가해 야간 관람객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고 1박 2일의 체류형 관광축제로 발돋움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주차장도 작년 1,500대의 주차공간을 3,080대로 늘려 주차난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내방객들을 분석해보면, 수도권. 광주. 대전. 대구 등 전국각지에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단체 관광객 위주로 행사장을 찾았고 또한 행사기간 중에는 국화화장품, 국화머리핀만들기, 국화젤리체험 등 국화관련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운영을 운영해 학생 및 관람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해마다 농가들이 직접생산한 농산물 및 가공품 등을 홍보․판매하는 농특산물판매장을 운영해 12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며 관광적 측면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축제의 특징은 서동축제와 통합운영되면서 다양한 문화예술행사 및 공연 등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볼거리 등을 제공하여 축제의 내실을 다졌다는 점이다.

시립예술단 공연 8회, 생활문화예술동호회 공연 30회, 문화예술단체주관 공연 16회, 그 외 코레일심포니오케스트라 초청음악회, 한지섬유패션쇼, 서동선화 사랑을 그린 동춘서커스, 휴먼스, 워킹에프터유, 플라워, JK김동욱, 노니파이 등이 참여한 인디블루 뮤직페스타 등 흥미진진한 프로그램들을 10일 동안 87회 운영해 축제기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익산시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

과연 그럴까?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익산시가 매년 축제할 때마다 뻥튀기 관람객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과연 신빙성이 있는 지 아니 물을 수 없다.

지난해인 2014년 국화축제에 대한 익산시 보도자료를 보면, 약 55만여 명(익산시 추산)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축제에는 익산 시민 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비롯한 광주,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단체 관광객 위주로 행사장을 찾았다.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다양한 농산물 및 가공품 등을 홍보․판매하는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해 12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50억 원(익산시 추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배포돼 각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성과 내용은 지난해나 올해 비슷하다.

자 살펴보자. 지난해와 올해 보도자료의 차이점은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수 지난해 55만여 명에서 80만여 명으로 25만여 명이 더 늘어났다. 또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난해 50억 원이었고 올해는 80억 원이란다.

그런데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해 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와 똑같다. 관람객수나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게 늘었는데 매출은 그대로다. 좋다. 매출 부분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즉 추산일 뿐 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본 기자는 관람객수가 80여만 명에 이라는 것에는 선뜩 동의하기 어렵다.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딴지 건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런식으로 추산하고 이를 발표하면 축제에 대한 자기 반성은 없고 오로지 성공했다는 자화자찬에 빠져 익산시민들에는 별 도움이 되질 않기 때문에 더 발전적인 축제를 위해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기자가 개막식날인 30일과 31일(토), 11월 2일(월)과 6일(금) 총 4차례 방문했다. 30일은 개막식을 가졌으나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은 없었다. 하지만 31일(토)과 1일(일)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평일이었던 2일부터 6일까지는 평이했고, 이번 주말인 7일과 폐막일인 8일(일)에는 비가 내리는 바람에 지난 주말에 비하면 많은 인파가 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본 기자가 몇 군데의 부스를 돌아다니며 확인한 바로는 "지난해보다는 관람객 수가 늘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매출은 지난해보다 못하다"는게 대부분 부스 운영자들의 목소리다.

주변 상가도 돌아봤다. 축제를 통해 주변 식당 등에 얼마나 파급효과가 있었을까? 그런데 대부분의 상가 업주들은 평소와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어떤 곳은 축제기간에 매출이 더 떨어진다고 하소연 한다.

익산시는 올해 80여만 명이 찾았다고 자화자찬이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일까지 11일간 열린 경남 진주유등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유료화한 가운데 총 40만 명(유료관람객 25만 명)이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익산 국화축제는 80여만 명이라니...

▲ 지난해 진주유등축제장의 모습으로 늦은 저녁임에도 수많은 인파로 인해 제대로 걷기 조차 힘들었다. 이러한 모습으로 12일 동안 열렸임에도 지난해 약150여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지만 유명한 축제다보니 많은 이들이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유로관람객 25만 명 포함해 총 40여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사진 = 오명관)

진주유등축제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많은 관람객이 줄었지만 그래도 강변 따라 수많은 인파가 매일 몰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국화축제는 그렇게까지 많은 인파는 몰리지는 않았다. 단 2일 정도만 빼고...

조금 더 객관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보겠다. 이 방법은 2011년 서동축제 때 관람객수 뻥튀기 보도자료를 비판하며 사용했던 것으로 다시 한 번 꺼내 본다.

보통 국제규격 축구장의 크기를 최대로 할 경우를 계산해 보니 가로 110m, 세로 75m인 축구장에 면적은 약 8천250㎡로 사람 1명당 1㎡정도를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8천250명이 촘촘하게 서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발디딜틈도 없이 사람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된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중앙체육공원 전체로 환산하면 1만 명이 조금 넘게 있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정할 뿐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 그 이하가 될 수 있다.

이를 다시 시간당으로 계산해 보자. 보통 한 사람이 1시간 씩 둘러보고, 시간마다 관람객이 바뀐다는 가정 하에 10시간을 기준 삼으면 하루 10만 명이 된다. 이를 다시 10일간 축제가 열렸으니 100만 명이 된다. 하지만 익산시는 80여만 명이라고 했으니 이 기준에 맞추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국화축제장에는 국화꽃 전시와 각 종 부스, 무대 등으로 자리를 대부분 차지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운동장이나 그외 장소에 사람이 가득 찬다고 해도 시간당 1만 명은 커녕 1천 명 정도가 되질 않을까?

물론 올해 국화축제장의 모습은 날로 발전하는 듯 보인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흔적 또한 인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더 인정 받으려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익산시민을 기만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축제기간에 장사가 안된다는 시민들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2일(월)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가진 자리에서 한 공무원은 "주변에 장사가 잘 안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10일간의 축제 동안이고 국화축제를 통해 익산시민들에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 그 자체로도 좋은 것이 아니냐"라고 말을 했다.

그렇다면 경제적파급 효과를 왜 논하는가? 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축제가 돼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그래서 더욱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