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갈려 교육청과 사립유치원 간에 힘겨루기가 언제 끝날 지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다.

지난 주 4일에 익산교육지원청은 기자회견을 통해 반드시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반면, 다음 날인 5일에는 사립유치원 측인 익산시 영유아교육평등대책위원회(이하 영유아교육대책위)가 북일교회에서 토론회를 가지며 설립 반대에 대한 정당성을 성토했다.

또한 공공토론위원회에서도 설립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듣고자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반대측에서는 불참, 영유아교육대책위 토론회에서는 찬성측 불참하는 등 반쪽짜리 토론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한마디로 다양성 부재와 나와 의견이 다른 패널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않겠다와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비교육적이다.

유아교육에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교육지원청이나 사립유치원 측이나 모 방송국 개그프로 인기코너였던 '도찐개찐'이다. 이러면서 교육을 책임지는 이 두 단체가 설립에 대한 맹목적인 찬성과 반대만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학부모와 장애유아에 대한 목소리는 안중에 없는 듯 보인다.

사실 본 기자도 중립을 지키기 위해 양 쪽 다 의견을 듣고 기사를 작성하지만 무엇이 옳은 것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찬성 측이나 반대 측 이야기를 들어보면 둘 다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 지난 10월 23일(금) 전특연 회원들이 영등동 전자랜드 사거리에서 공립유치원 설립은 당연하고 공교육을 하고자 하는데 찬반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설립유치원 설립이 무산되면 아이들 교육권과 특히 장애아이들 교육에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딱 한 가지. 교육을 받는 대상자가 누구인 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단지 경제적으로 부담을 가지느냐 갖지 않느냐에만 초점이 맞춰진 듯 해 안타깝다. 물론 경제적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유아들을 어떠한 심성으로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여 씁쓸하다.

교육지원청이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교육의 질을 말할 때, 교사들의 학력을 비교하면서 단설(공립)유치원이 더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듯한 자료를 배포했다. 과연 학력이 높아야 교육의 질이 좋아진다는 생각을 교육지원청이 가지고 있다는 것에 과연 교육기관인지 의심이 갔다.

설립 반대를 외치는 영유아교육대책위는 단설유치원을 국가가 설립하려고 하는 배경에 대한 자기 반성은 없다. 사립이다보니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불투명하고 방만한 운영, 각 종 명목으로 학부모로부터 받은 원비를 비롯 학습비 등의 사용처가 제대로 알리지 않고 또한 교사 처우도 열악하다는 이야기는 파다하다. 물론 일부 사립유치원의 일이 전체가 매도되는 억울함도 있기는 하다.

특히 장애유아에 대해서는 양 측 모두다 외면하고 있다. 물론 영유아교육대책위에서는 지난 5일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용님 원장은 물리적, 재정적, 인적 자원을 사립에게 지원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긴 했다.

유아교육은 가정에서 나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그러므로 그 어떤 교육기관보다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이 때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장애유아와 같이 통합교육이 이뤄져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강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시기지만 아쉽게도 공립이나 사립 모두 외면하고 있다. 지난 익산교육지원청 기자회견에서 설립하게 될 오산면 단설유치원에 장애유아는 단 12명만 받는다고 한다.

사실 장애유아를 교육하려면 최대 5명의 유아를 교사 1명이 맡게 된다. 유아를 더 받으면 교사를 또 충원해야 한다. 그런데 익산교육지원청은 비용문제로 더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단설(공립)유치원 설립 목적은 국가가 운영하겠다는 뜻이기에 비용문제를 들먹이며 장애유아를 많이 받을 수 없다는 식은 공립이 취해야 할 목적이 아니다.

사립도 역시 마찬가지다. 돈이 교육기관의 선택 기준이 되면 안되는데 교육비가 비싸더라도 교육 프로그램 질이나 교사 역량의 우수성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장애유아에 대해서는 외면한 것 또한 사실이 아닌가?

물론 사립에서 장애유아를 교육시키려면 교육환경을 바꿔야 한다. 일단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를 비롯 화장실, 교실 등을 새롭게 고쳐야 하고 특히 교사 확충이다. 이에 따라 많은 비용과 인건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장애유아를 가진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고 사립이 맡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립은 이를 외면하고 있어 단설유치원 설립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10일에 공공토론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로 해 어떠한 내용이 될 지 들은 다음, 다음 주 월요일(16일)자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어서 게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