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목) 더불어민주당 익산시 '갑' 이춘석 현 의원과 한병도 전 의원이 맞붙은 가운데 이춘석 현 의원이 본선에 진출했고, 한병도 전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3일 후인 오늘(20일) 한 전 의원은 부활했다. 익산시 '을' 전략공천을 통해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같은 지역이지만 다른 선거구로 이뤄진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를 다른 선거구로 옮겨 다시 전략공천 한 예가 있었나(?) 할 정도다.

사실 더민주당은 익산시 '을' 선거구를 두고 갈팡질팡하며 시간만 질질 끌어 왔다. 이곳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이미 낙점하고 전정희 현 의원을 컷오프 시킨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실제로 이리고 출신인 김병관 웹젠 의장을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김 의장은 고사하고 자신의 회사가 있는 성남에서 출마하게 됐다.

이후 더민주당은 익산시 '을'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때, 김영희ㆍ김지수 예비후보는 희망을 가지고 나름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경선 일정조차 잡지를 못하고 있었다. 또한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전략공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마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더 이상 경선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오다보니 마지막으로 익산시 '갑'에서 탈락한 한병도 전 의원을 익산시 '을'로 보내 부활시키는 참으로 희안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익산시 '갑' 경선을 앞두고 더민주당 중앙당은 한 전 의원에게 익산시 '을'로 출마할 것을 권유하기도 한 사실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한병도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으로부터 익산 '을' 출마의향을 제안 받은 바 있다"며 "중앙당에서 저를 높게 평가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럴 때마다 큰 변화에는 더 큰 헌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우선 제가 가진 것부터 내놓겠다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정중히 사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저는 제가 준비했던 곳에서 정정당당하게 붙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정치는 정의로워야 하기 때문이고, 정치적 가치관은 오로지 당선을 전제로 한 자신의 유, 불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왜 정치를 해야 정당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는 말로 익산시 '을'로 옮기는 것은 절대 불가라고 했다.

한병도 예비후보가 익산시 '을'로 간다고 해서 조배숙 예비후보의 산을 넘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 예비후보에게는 '독이 든 성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현재는 명분마저 없다. 정치는 정의로워야 하고 정당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한병도 예비후보가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