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권칠승(더불어민주당), 강민정(열린민주당) 국회의원 등을 통해 [온종일 돌봄 체계 운영ㆍ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이 발의되었다.

권칠승 의원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초등 아동의 온종일 돌봄에 대한 책임을 명시하고, 교육부 장관이 기본계획을 수립, 지자체장은 교육감과 협의하여 지역 돌봄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였다. 강민정 의원의 법안은 더 어이가 없다. 돌봄교실과 관련해 학교는 공간만 제공하고 운영은 지자체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두 법안은 돌봄교실을 학교, 공교육 체계에서 분리하여 지자체 이관이라는 미명하에 민간위탁의 길을 터주겠다는 것으로서 매우 퇴행적인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초등돌봄교실은 법외시설로 방치되고 있어서 지난 5월 19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법제처에 제출되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고자 했다. 하지만 교원단체들의 강력한 항의로 단 3일만에 입법예고를 철회했다.

코로나 사태에 긴급 돌봄 등으로 초등돌봄교실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려 했던 것을 교육감, 학교장, 교원단체들이 가로막은 것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과 현장의 돌봄전담사들이다.

돌봄전담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시간 근무가 아닌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으로 양질의 돌봄교실을 시급히 만들어야 할 때, 오히려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려는 역행적인 특별법에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대한다.

현재도 교과담임과 돌봄교실이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아이들이 통합적인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일 초등돌봄교실을 학교 현장에서 분리시켜 지자체로 이관하면 초등 돌봄에 대핸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사안이 발생할 시 책임공방을 할 것이다.

지자체로 초등돌봄교실이 이관되면 돌봄서비스가 개선될 것인가, 인력과 예산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기존의 가정 아이돌봄 사례에서 볼 때 예산타령하면서 민간위탁을 할 게 뻔하다. 2020년도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4.9%(세입과목 개편 후)에 불과하다. 위탁은 돌봄의 질을 낮추고 비리를 키우는 길임을 우린 사립유치원 사태 때 이미 경험하였다. 또 민간은 수익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돌봄전담사의 지위와 처우도 매우 불안정해질 것이다.

초등돌봄교실은 2019년 학부모만족도 95.5%로 대한민국의 교육정책 중에 매우 성공적이라 평가받고 있다. 지금은 지자체 이관이 아닌 학교 현장에서 돌봄교실을 안착하고 더 확대해야 할 시대이다. 이를 위해서 돌봄전담사 인원을 더 늘리고 전일제 근무로 전환하여 돌봄과 돌봄교실의 행정업무를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

저출산의 공포만 이야기 하지 말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초등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겠다는 것은 민간위탁과 시장에 맡기겠다는 발상이다. “아이만 낳아라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정부의 발언이 다 거짓말이며 그럴 의지도 없다는 자기고백처럼 들린다.

돌봄의 사각지대 안에서 두 아이가 라면을 끓이다 난 사고로 아직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어있다는 게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교육부와 국회는 교육당사자인 아이들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소홀하지 말라. 하루빨리 초등돌봄교실을 법제화하고 지자체에 이관하겠다는 어이없는 법안을 철회하라.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안전하게 돌봄 받기를 희망한다.

익산공공보육실현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