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쟁력 강화정책에 역행

다년간 사업운영 노하우, 외지 유출 우려

소농과 고령농의 버팀목이 되어온 익산시 마을전자상거래 사업 위탁 운영이 전남 무안군에 소재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농민들은 그 배경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익산 농산물에 일면식도 없는 업체가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 아닌가 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역경쟁력 강화에 역행하는 정책적 배경에 의문

각 지자체는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태백시의 경우, 지역업체의 수주율을 확대하기 위해 시에서 발주하는 공사·용역·물품 등 모든 계약은 지역업체에서 우선 발주할 수 있도록 사전검토제를 추진하고 지역업체 수주율을 80% 이상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익산시도 작년 5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업체와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 계획이었던 관내 업체 우선 계약을 지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산시는 이달에 지난 5년 동안 관내 업체로 제한했던 익산시 마을전자상거래 운영 대행사 참가자격을 별다른 이유 없이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2023년 운영 대행사 모집”을 통하여 전남 무안군에 소재한 B업체에게 운영권이 넘어가, 익산 농산물의 특성과 지역 농민에게 일면식도 없는 업체에서 원활한 사업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점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운영 대행사는 약 9억6천만 원, 사업비 전체를 목적에 맞게 운영할 권한이 있고 기본적으로 3명의 인건비를 받는데 금년도 사업이 2월 1일부터 시작되므로 사업 준비 기간이 짧아 무안군에 근무하던 인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비나 도비 지원이 없이 순수 익산시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보조금 예산을 외지업체에서 수행하는 게 맞는가 하는 의견과 함께 마을전자상거래 농민 단톡방에서는 “익산 시민을 완전 무시하는 처사”라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무안양파 판매자에게 익산양파 판매를 맡긴다?

더군다나, 대형쇼핑몰에서 무안양파를 판매하는 B업체가 익산 농산물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익산양파의 판매까지 겸하게 되어 파장이 예상된다.

양파는 작년 서울 가락시장을 통해 가장 많이 거래된 농산물로 출하지는 전남 무안군이 1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익산의 여산양파는 수분이 적어 단단하여 품질이 우수하고 보관성이 뛰어나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가고 있으며 마을 전자상거래를 통하여 연중 판매되면서 실적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양파는 여산면만 재배 면적은 142㏊ 규모로 약 84 농가가 참여하여 20㎏ 포장으로 64만망이 생산되는 익산시 주력 농산물인데 경쟁지인 무안군의 양파 판매자가 운영책임을 맡는다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년간 사업운영 노하우 유출 우려

익산시 마을전자상거래는 2018년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6년째로, 입점참여도 꾸준하게 늘어 900농가에 달하고 년 30억~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소농과 고령농에게 수익을 창출하는 정헌율시장의 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농업정책이다.

무안업체가 위탁판매사업자로 선정이 되면 그동안 국내 대형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익산 농산물의 상품정보와 소비자평가, 판매실적 등 모든 정보가 그대로 업체에 인수인계되고 계절별 작목 생산능력, 농장별 공급능력, 농가 상세현황 등의 지역 농산물정보와 함께 홍보비, 행사지원비 등 사업 활성화에 사용될 보조금지원 내역이 모두 넘어간다.

농민들은 익산시 고유의 성공사업이 우후죽순으로 전국화할 계기를 행정 스스로 제공한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생활물가 폭등, 금융비용 상승,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맞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익산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익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 업체 2군데와 무안 업체 1군데가 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심사는 총 21명의 위원 중 상자속에 손을 넣어 제비뽑기 형식으로 7명을 무작위로 최종 선정했다" 고 말했다. 이어 "7명의 심사위원들이 제안서를 꼼꼼하게 살펴 무안군 업체에게 높은 점수를 줘 선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탁업체 계약기간은 올해 2월부터 내년 1월까지 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