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채수찬 의원이 KTX정차역을 전주쪽으로 끌고자 하는 일이 벌어져 소동이 벌어진 일이 있었다. 이미 다 확정이 되고 고시까지 난 마당에 채 의원의 발언은 무지에서 나온 발언이라 말할 수 있다.

더구나 전북의 인구가 총 170여만명이고 전주,익산,군산,김제의 인구를 해봐야 대전광역시 정도의 인구밖에 되질 않는다. 이러한 인구를 감안하면 김제 백구에 새로 짓는다는 발언은 사업성과 접근성을 생각하면 전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채 의원의 발언은 정치적 발언이거나 또는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치부하고 싶다.

8일 저녁, 전주 MBC 9시뉴스 보도에 의하면 "전라북도에서는 현 익산역을 정차역으로 하는 것에 대한 변동이 없으며 옮길 계획도 없다"며 "이 일이 더욱 확산되는 것을 막고 지역간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아무튼 채 의원의 발언으로 인해 하룻동안 이 일로 익산시가 술렁거린 것을 생각할 때 하루빨리 KTX역사 주변환경에 힘을 쏟아 다시는 이러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못을 박아야 할 것이다.

익산시 중앙동은 익산역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만들어진 곳으로 익산역이 없다면 중앙동은 '앙꼬없는 진빵'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의 시대에 맞게 익산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차없는 거리'조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현재 대한민국에 크고 작은 도시들은 너나할 것 없이 '차없는 거리'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차들 뿐인 도시, 그래서 차없는 조용한 거리를 걷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차가 많은 도시를 떠나 조용하고 한적한 숲을 찾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익산시는 어떻게 조성하는 것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다른 도시의 '차없는 거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 안동에 있는 차없는 거리. 사진출처 - 네이버

먼저 서울 인사동 거리다. 이곳은 1997년 「차없는 거리행사」(매주 토·일요일 차없는 거리를 지정하고, 각종 이벤트를 펼침)를 시행하여 사람을 끌어 모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인사동 길은 길이기 이전에 모이고 헤어지는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만남이 있고, 이벤트가 있다. 머물면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소지를 풍부히 갖춘 곳이다. 차 없는 날이면 거리의 악사가 펼치는 즉흥 공연은 사람들을 둥그렇게 끌어 모은다. 능숙한 혁필(革筆) 솜씨에 호기심으로 발걸음을 멈춘다.
어울리진 않게 설치된 돌확은 피곤한 연인들의 쉼터 역할도 한다. 바닥의 전돌은 익숙하지 않지만 뭔가 색다름이 있다. 인사동 길을 따라 곳곳에 숨겨진 이러한 장치들이 언제든지 아름다운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이곳을 평일에도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은 어떠할까? 인천은 관광 특구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특색 사업을 추진한다. 구와 상인 번영회에서 일정한 장소를 선택하여 저녁에만 차없는 거리에 먹을거리와 놀이코너, 골동품 판매 및 물품 교환 코너, 특산품 판매 코너, 각종 장기자랑등 이벤트 행사를 계획한다. 이와같이 각종 판매 코너 개설에 대한 규정을 엄격히 만들어 운영의 묘를 살릴 수가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동성로에도 '차없는 거리' 조성을 위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정 찬성이 55.5%, 반대가 18.3%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 동성로는 대구시민 누구나 즐겨찾는 곳으로 차없는 거리가 필요없지만 차가 다니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다는 점에 조성키로 하기로 하고 설문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가까운 전주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실 전주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고사동. 이곳도 공동화로 거의 무너질뻔한 상황에서 영화관이 많은 점을 착안하여 '영화의 거리'를 통한 '차없는 거리'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정이 다되도록 많은 인파로 북적된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서울시민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북에서 제일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한옥마을'이라고 하여 전주가 가지고 있는 테마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하겠다.

▲ 부천 차없는 거리 공연, 청소년들의 락페스티벌 공연 장면. 사진출처 - 네이버

부천은 광장을 중심으로 하는 '차없는 거리'조성으로 청소년문화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른 도시는 시민 참여를 유도했다면 부천은 문화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하여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곳으로 나와 자신들이 공연하고 구경하는 등 자신만의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 나주시는 특색있는 거리조성을 하고 있다. 친환경도시를 위해 나주시에 '자전거도시팀'이라는 특별한 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시내 모든 곳을 자전거타고 다니기 쉬운 도시로 만들어 '차없는 거리'를 대신하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해부터 2011년까지 총 사업비 155억(국비 50%, 시비 50%)를 투자하여 31개 노선에 152Km의 자전거 도로를 개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 나주시 홈페이지. 도시과 자전거도시팀이 있는 것이 특색이다.

성남 또한 자전거테마를 구성하기 위해 지난 2001년도 '차없는 거리'를 시범운영하고 2003년도부터 3개지역 그리고 2009년부터는 주요도심에 자전거 테마거리를 위해 '차없는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추진중이다.

강원도 춘천시도 지난달 30일에 간담회를 통해 '차없는 거리'를 조성키로 하고 사업비 약 63억원을 투입하여 오는 2009년까지 중앙로 1.2km 전 구간을 대상으로 추진되며 내년에는 시범사업 차원에서 시공관부터 관광호텔까지 300m구간을 조성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수원, 창원, 부산, 이천, 여주 등 크고 작은 도시들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히고 문화공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 싱가포르에 있는 차없는 거리, 이곳에 있는 건물을 헐지 않고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꾸며 명물로 변했다. 사진출처 - 네이버

그렇지만 어느 도시에 있는 특색없는 거리조성은 예산낭비만 될 것이다. 위에 살펴본 것 처럼 각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살려 거리조성을 할 때만이 성공할 수 있고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멋과 풍류를 활용하는 것이 흡입력을 가지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익산역은 KTX정차역으로써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미적거려 시기를 놓치지말고 익산시도 '차없는 거리'를 위한 공청회 및 간담회를 통해 하루빨리 추진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2012년이면 익산역 개통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 얼마나 좋은 호기인가? 10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준비하면서 '차없는 거리'를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익산시는 서동 선화의 이야기를 적극 활용할 가치가 있다. 지난 기사에 언급했듯이 '차없는 거리'에 서동 선화의 동상을 중심으로 분수를 설치하여 연인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 시민들이 구경하면서 인근에 있는 시장에서는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새롭게 조성한다면 익산시민 뿐만 아니라 타도시에 있는 많은 시민들도 관광할 수 있는 좋은 거리를 승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보석의 도시답게 익산의 귀금속도 판매하고 말이다.

지역 경제가 죽는다. 대형마트로 인해 상권이 무너진다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익산시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