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월호 참사가 선장과 선원만의 잘못일까? 물론 이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지만 이들과 결탁돼 있는 보이지 않는 권력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마디로 총체적으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가 낳은 비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인터뷰 내용이 방송을 통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들이 이러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내부고발로 당국에 신고했다면???
이들은 아마도 곧바로 내부고발자라는 사실이 회사로 알려질 것이고, 이로 인해 '배신자', '은혜도 모르는 놈', '지금까지 월급을 준 것이 아깝다', '다시는 이 바닥생활을 못하게 할 것이다'라는 등 온갖 모욕과 멸시를 당할 것이다. 그리고 속된 말로 '밥줄'이 끊기게 된다.
그렇다보니 내부고발을 하고 싶어도 그들의 사업주가 보여준 권력층과의 유착관계나 그 힘을 알기에 쉽게 말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저 회사를 사직하는 것으로 침묵할 수 밖에 없도록 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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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발생(4월 16일) 후,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의 모습.(사진제공 : YTN 여승구 카메라기자) |
본 기자가 2012년 3월 26일자로 [익산시청 공무원, 행사 불참시 불이익 '민감한 선거철인데' - 아래 딸림기사 참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적 있었다.
당시 기사 내용에는 "조치계획을 담은 별도 문건에는 '시에서 추진하는 각종 행사 및 교육 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시책추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돼 있지만 각종 행사의 의미가 무엇인 지 명확하지 않아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술렁이고 있다"며 "더구나 3월 29일부터 4월 10일까지는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사실상 선거를 위한 동원령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사 내용이 아니라 내부문건을 유출한 공무원을 색출하라는 윗선에서 내려 졌다는 것. 그러다보니 의심받는 한 공무원이 본 기자를 찾아와 "제가 의심받고 있으니 해명 좀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 공무원이 얼마나 불안했으면 해명을 해달라고 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그리고는 한 지인과 함께 모 커피숍에서 "내부문서를 준 공무원은 말할 수 없거니와 현재 이 앞에 있는 공무원을 본 적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사실 그 내부문서는 다른 경로로 받았기 때문에 이 공무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도 했다. 그러면서 본 기자는 "도대체 이해 할 수 없다. 이러한 지적이 있다면 아 그렇 수 있겠구나 하고 선거기간 이후에 하면 될 것을..."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공조직이나 사조직에서의 불합리한 점을 제보하거나 내부고발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안해 하고 밥줄이 끊기는 현상이 생긴다면 이 사회는 계속 병들어가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좋은 게 좋은 거다'식으로 서로 불법을 눈 감아주고 합법을 가장한 편법이 난무하게 되는 사회는 더 이상 안전과는 거리가 멀 것이고, 또 다른 희생자만 계속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로 공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통해 밝혀진 많은 문제점을 공론화시키는 내부고발자에 대해 영웅시하는 제도가 필요하고 우리 국민들도 이들을 응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언젠가는 내 가족, 내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이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어린 생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들은 수없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점검하겠다고 그 때 뿐. 그렇지만 유착관계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언론의 기능은 이러한 문제점을 찾아 지적하고 진실을 보도하는데 노력해야 함은 물론 권력자들과의 유착관계를 깨고 늘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권력자들의 감시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소 고발을 당해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 앞에서는 무기력해 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본 기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된 수많은 어린 생명과 일부 승무원, 일반 승객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 |